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실적이 증시 최대 화두로 등장하며, 이를 먼저 빼내려는 애널리스트와 부진한 실적을 최대한 감추려는 기업간의 ‘정보 신경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애널리스트에게 정보없는 분석은 ‘갑속의 칼’에 불과하고, 기업 입장에서 정보누출은 ‘도끼 자루’를 남에게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증권가는 기업들의 병적인 정보감추기 행태가 개선돼야 ‘코리아디스카운트’란 해외의 부정적 평가도 수정된다고 말한다.
굿모닝증권은 28일 회사채 발행 빅5인 현대차 LG전자 ㈜SK 삼성전자 KTF 등의 사례를 들어 기업들의 정보회피 백태를 비판했다.
■회계기준 변경
B기업은 1997년 이후 개발비와 유형자산 상각방식을 수시로 바꿨다. 이 결과 영업이익 현금흐름이 확대 계상돼 작년에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실적은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순차입금을 비교하면 환란 이전인 96년보다 뒤졌다. 결국 96년 수준의 실적 회복이사상 최대실적으로 과장된 것에 불과했다.
■매출 부풀리기
C기업은 작년중국과 EU지역 매출급증으로 40.1%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재고를 해외관계사에 옮겨놓고 이를 매출로 계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환율에 민감한 D기업은 작년 매출채권 할인율을 감사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
할인매출시 현금창출이 적어지고, 밀어내기(덤핑이나 가공) 매출은 경쟁력을 의심받는다는 점을 알고 공개를 미뤘다는 지적이다.
■모호한 이익창출 능력
E기업은 판관비 명세를 분기보고서에 공개하지 않고, F기업은 아예 공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두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는 일시적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고,이익창출능력에 대한 평가는 낮아졌다.
판관비는 사업이 성장에서 성숙단계로 진입하며 비용절감 능력을 판단하는 잣대라서 공개가 원칙이다.
■재무·투자활동 미공개
재무활동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부채비율 등은 공개되지만 안정성 판단에 필수적인 자금조달 경로, 차입기관 등은 누락 또는 축소된다.
때문에 분석가들은 각계정에 숨겨진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됐다. 투자활동의 경우 무디스나,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기업전략과 배분이란 점에서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배타적 기업문화와 오너의 판단이 신성불가침인 우리 기업문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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