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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눈은 하이닉스에...

입력
2001.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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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다시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했다.지난 5월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성공했을때만 해도 증시는 ‘하이닉스 공포’에서 해방됐다고 환호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예측불허의 상황이 됐다.

출자전환에 대한 일부 채권금융기관의 반발과해외 채권단의 중도상환 요구로 자금지원이 순조롭지 않은데다, 반도체 경기전망도 비관적이어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불명예스런 하이닉스 지표 28일 하이닉스의 거래량은 투기적 거래가 대거 가담하면서 2억4,000만주를 넘었다. 거래소 전체 거래량(4억4,154만주)의55%에 달하는 규모다. 27일에도 1억9,928만주가 거래돼 전체 거래량의 절반에 육박했다.

거래량으로는 부동의 1위인 셈. 그러나 28일 주가는장중 995원까지 떨어졌다가 가까스로 회복, 액면가의 5분의 1에 불과한 1,095원에 마감됐다. 주가만 보면 사실상 관리종목이나 다름없다.

상장주식수는10억1,125만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시가총액은 1조1,000억원으로 32위에 머물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상장주식수는 하이닉스의10분의 1인 1억5,132만주에 불과하다.

증시 지표만 보더라도 하이닉스는 이미 제 몸뚱아리 하나 주체하기 어려운 거대한 공룡으로 전락했다.여기에 채권단이 3조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할 경우 주식수는 지금의 2~3배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예상되는 시나리오와 증시 영향 애널리스트들은 채권단이 하이닉스를 부도 처리하거나 법정관리로 끌고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투신권 등 일부 채권단의 반발은 제 몫을 좀 더 챙기기 위한 샅바싸움으로보인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박영주 책임연구원은 “법정관리는 채권자나 주주, 경영진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반하기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수석연구위원도 “(채권단이) 물린게 워낙 커서 결국 추가로 돈을 넣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정관리는 반도체 업체의 성격상 현실성이 없고, 채권단이 지원을 안하면 결국 부도를내고 빚잔치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 경기가 언제 살아나느냐는 것. 그러나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박영주 연구원은 “4ㆍ4분기에는다소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부실을 털어낼 수 있을 정도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한번의 자금지원으로 해결될 수 없고 지속적인재무구조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서 연구위원은 “채권단이 얼마나 빨리 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시간을 끌수록 어려워진다”고충고했다.

한편 동원증권은 “하이닉스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경우 은행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하이닉스를 포함한 구조조정 기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주가는 지수 600고지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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