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ㆍ현대투신을 인수키하기로 한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 컨소시엄이 연일 해외언론을 통해 ‘계약파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속셈은 현대증권 주가를 끌어내리려는 데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현대증권 주가를 떨어뜨려 신주 인수가의 기준가격을 떨어뜨린 뒤 재협상을 통해 인수가를 인하시킨다는 것.
AIG는 우리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23일 오후(우리 시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를 통해 “1주당 8,940원의 인수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데 이어 24일 국내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 “인수가가 재조정되지 않으면 협상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에는 또다시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기존안(7,000원)에서1원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로인해 22일 1만50원이던 현대증권 주가는 23일 9,000원, 24일 8,280원, 27일 8,130원 등으로 사흘만에(영업일수 기준) 20% 가량(1,920원) 하락했다.
현대증권 주가가 7,500~7,800원 수준까지 떨어지면 금감원 유가증권 발행규정의 ‘10% 할인발행 룰’에 따라 신주 인수가를 7,000원까지 끌어내릴 수있게 된다.
이경우 AIG측의 현대증권에 대한 지분은 주당 8,940원일 때의 29.5%에서 35%로 늘어나게 된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주주들의 반발을 우려, 23일의 이사회 결의를 번복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계는 가격문제가 매각의 중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경우 인수가가 재협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감위도 가격협상은 현대측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재협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태. 금감위 관계자는 “AIG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보험업과 자산운용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따라서 최근 언론플레이는 계약 파기가 목적이 아니라 가격 재협상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주가는 지난 해 12월 현대와 AIG간 협상이 결렬된 이후 5월까지 7,000원 내외였으며 7월 이후8,000~1만55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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