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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한때 당무거부 안팎 / 초강수…설득…10시간만에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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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표 한때 당무거부 안팎 / 초강수…설득…10시간만에 봉합

입력
200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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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8시30분당 회의 불참으로 시작된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당무 거부는 김 대표가 오후 6시 30분 청와대 여 3당 만찬에 참석함으로써 10시간만에 일단락됐다.‘칭병’을 한 김 대표의 초강수에 당과 청와대는 충격에 빠졌고 청와대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김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했다.

박상규(朴尙奎) 사무총장, 이호웅(李浩雄) 대표비서실장 등 당 간부들도 “파장이 너무 크다. 본의가 잘못 전달될 수 있다”며 복귀를 호소했다.

일부 구당료 출신 의원들은 “당과 대표가 함께 죽는 길로 가지 말라”며 경고성 전화를 하기도 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김 대표는 오후에“설사가 가라앉았다”며 마음을 돌렸다.

■김 대표 띄우기와 청와대 부인

김 대표의 당무거부로 번진 구로 을 공천을 둘러싼 여권 갈등은 박 총장의 ‘김 대표 띄우기’로부터 촉발됐다.

전날까지 여론조사 실시를 부인했던 박 총장이 23일 돌연 “조사 결과 김 대표가 가장 경쟁력이 있었다”고 치고 나왔다.

박 총장은 이미 구로 을의 장영신(張英信) 전 의원을 만났고 여론조사에서 최강 후보로 떠올랐던 김한길 문화부장관에게도 김 대표 굳히기를 위한 정지작업을 벌였다.

박 총장의 움직임과 관련, 김 대표와의 교감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에서 청와대쪽으로부터 즉각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수석들이 나서 “어떤 여론조사인지 모르겠다”“경쟁력이 검증 안됐다”“대표 패배시 국정 운영에 부담이 엄청나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딱 잘라 “안 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당에서는 근거가 되는 여론조사가 심층면접조사(FGI)였다고 말하면서도 다소 얼버무렸다. 공식라인에서는 김 대표 대상의 여론조사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 대표의 반격과 청와대의 재반격

상황이 꼬여가자 김 대표는 24일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주례보고를 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김 대표가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만이 배석한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여러 가지 쇄신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한 것.

김 대표는 평소 당에는 쇄신 요인이 없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는 청와대 및 내각 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 대표가 뇌관을 건드리자 청와대 비서실도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주례보고 뒤 “내 거취문제가 논의됐다”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청와대에서는 오히려 “질책을 받았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심지어 “대표직을 유지한 재선거 출마는 대권 발판용”이라며 김 대표의 개인적 동기를 부각시켰다. 급기야 김 대표는 자신의 충정을 모욕했다며 당무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김중권 일문일답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27일 오후 6시10분께 청와대 만찬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났다.

김 대표는 “심신이 피곤해 좀 쉬고 싶었다”며 “내일부터 당에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몸이 불편하다는데 건강은 회복됐나.

“많이 회복됐다. 여러일로 심신이 피곤하고 좀 쉬고 싶었다. 몸도 이상이 있어 병원에 가 봐야겠다는 생각에 당에 나가지 못했다.”

-당무를 거부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언론이 마음대로 쓴 것이다.”

-내일은 당사에 출근하나.

“대표가 당무를 집행해야지.”

-사실상 당무복귀인가.

“누가 이탈했나. 복귀하게.”

-구로 을 공천과 관련, 오늘 당 공천심사위가 구성됐는데.

“당에서 자료를 검토하고 민의를 수렴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다.”

-당의 결정을 따를 생각인가.

“당원이 당명을 따라야지.”

-마음은 괜찮은가.

“지금은 괜찮다.”

-오늘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나.

“이제 그만하자.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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