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술 전 미래산업사장은 ‘아름다운 은퇴’와 ‘모범적인 부의 사회환원’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사람이다.일전에 세미나 모임에서 그의 기업경영관을 들었다. 대개 기업을 창업하여 성공적으로 키운 사람들은 독특한 경영철학을 갖게 마련인데 그도 마찬가지였다.
사훈도 조회도 출근부도 없이 종업원과 경영자가 서로가 서로를 믿는 파트너로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이를 정문술식 경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과 경영자가 신뢰로 뭉쳐진 기업, 즉 착한기업을 만드는 것이 소원이었고 그것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그는 사장부터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주장했다. 외환위기 때 실직한 두 사위를 채용해 달라는 딸의 요구를 거절하고 친인척을 회사 일에서 배격했다.
그는 ‘착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참으로 자신과 주변사람에게 모진 마음을 품고 사업을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말로는 “약속을 깨기 시작하면 계속 큰 거짓말을 하게 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착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회사와 사회와의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식을 상장할 때 공모가를 두배나 올려받을 수 있다는 유혹을 배격해서사원들의 기대도 허물었다. 회사와 사회와의 약속을 그는 ‘상도의’라고 말했다. 착한 기업이 되려면 기업가는 사회와의 약속을 꼭 지켜야된다고 강조한다.
요즘 기업인들이 최인호의 ‘상도’를 많이 읽는다고 하니 앞으로 ‘제2의 정문술’이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이런 경험담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젊은 벤처인에대한 그의 평가다. 그는 요즘 많은 벤처인들로부터 상담 요구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벤처인들의 종착역이코스닥 상장이라고 그는 한탄했다. 즉 착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코스닥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코스닥에서 한밑천 잡겠다는 생각이 사업계획서의 행간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망하면 업주 혼자로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정문술의 벤처평가는 사회가 받아들여야 할 경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김수종 논설위원 s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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