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주부 안모(30)씨는 요즘 ‘해피아워’를 이용하면서 알뜰 소비의 즐거움을 알았다. 안씨는 퇴근 무렵 호텔 제과점에 들러 평소보다 30%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빵을 사고, 한적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즐긴다.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자투리 시간대 가격 할인행사를 뜻하는 해피아워(Happy Hour)가 호텔과 패밀리 레스토랑 전체로 퍼지고 있다.
원래 해피아워는 호텔신라에서 도입한 고유명사. 호텔신라가 1985년 국내 최초로 비즈니스 플러(고급객실 전용층)를 만들면서 이곳에투숙한 고객들에게 라운지에서의 간단한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일컫던 말이다.
이후 호텔 제과점이나 레스토랑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빵이나음료수 등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물론 일반 슈퍼나 할인매장에서도 식료품 등을 싸게 파는 해피아워 개념의 행사를 앞다퉈 도입해 저렴한 가격으로식품을 구입하려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해피아워 이용법은 호텔 내 제과점 폐장시간에 맞춰 고급빵을 싸게 사는 것. 평소 일반 제과점의 두 배 이상 하던가격이 30~50% 정도 할인된다.
호텔롯데 제과점인 ‘델리카한스’에서는 오후 8시 20분부터 폐장시간인 오후 9시까지 고급 빵과 샐러드 등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웨스틴조선호텔 ‘조선델리’와 그랜드하얏트 ‘델리’ 역시 오후 8시 이후 해피아워 시간에는 50%까지 가격을 할인해 준다.
서울프라자호텔 스위스그랜드호텔힐튼호텔 호텔아미가 등 도심에 위치한 대부분의 호텔 제과점도 30% 정도 싼 가격으로 빵을 파는 해피아워가 있다.
물건을 사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음료를 즐기는 해피아워도 늘고 있다. JW메리어트호텔 ‘디모다’에서는 매일 오후 5시부터오후 8시까지 해피아워 스페셜을 마련해 음료와 피자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종로타워의 ‘탑 클라우드’ 레스토랑 카페의 경우 오후 2시30분에서 오후 5시까지 해피아워를 두면서 이 시간대 이용객이 30% 이상 늘었다.
탑 클라우드 최형만 지배인은 “이 시간대에는 모든 식음료가 30% 할인되기 때문에 오후 4시 50분에 입장해 음식을 주문하는 알뜰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특실 객층 투숙객을 대상으로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 사이에 간단한 과일이나 음식, 음료 등을 무료로제공한다. 일반 객실보다 4만~5만 원 비싼 가격이지만 외부 손님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피아워는 아는 사람만이 이용하는 보너스 성격이 크다. 고객들에게 미리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일반손님이 많지 않은 오후3시에서 오후 7시 사이에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을 찾을 경우 할인 여부에 대해 꼬박꼬박 질문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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