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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 하이닉스, 내년 원가경쟁 최대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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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 / 하이닉스, 내년 원가경쟁 최대고비

입력
200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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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인 하이닉스 반도체의 생사는 향후 6개월이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하이닉스에 대한 추가금융지원방안마련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하이닉스의 회생은 ‘채무조정’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어서 넘어야 할 고비는 첩첩산중이다.

특히 하이닉스 문제는 ‘세계반도체산업 재편’이란 큰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어 정부나채권단의 선택폭은 극히 제한되어 있는 형편이다.

■제1 고비:채무조정

가장 시급한 것은 3조원의 출자전환이지만, 그 자체가 딜렘마다.

정상적 출자전환 방식인 액면가 출자전환은 감자(減資) 문제 때문에 물 건너간 상태다.

현재의 하이닉스 주가(1,255원)를 감안할 때, 액면가 출자전환을 하려면 4대1 정도 감자가 불가피하지만,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으로 12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지 석달만에 감자를 할 경우 DR를 산 외국인들이 가만히있을 리 없다.

때문에 채권단도 감자없는 ‘시가출자전환’의 고육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식수가 20억주 이상 늘어나 물량과다에 따른 심각한 주가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는 고스란히 채권단 평가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제2 고비:통상압력

출자전환을 강행한다 해도 미국의 통상압력를 어떻게 넘길지가 관건이다. 미국정부는 이미 “하이닉스에 대한 출자전환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금지규정에 위배된다”는 경고메시지를 한국정부에 비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력의 진원지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세계 D램 반도체 랭킹 2위인 마이크론은 생산구조가 유사한 라이벌 하이닉스(3위)문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다.

올해초 산업은행의 하이닉스 회사채 신속인수를 WTO 협정위배로 몰아붙였던 미 의회 의원들도 바로 마이크론이 위치한아이다호 지역구 출신들이었다.

마이크론은 출자전환 문제가 불거지자 이번에도 미국 정부에 WTO 제소를 요구한 상태여서, 국내 채권단의 하이닉스금융지원은 심각간 양국 통상분쟁으로 번질 수 밖에 없다.

■제3 봉우리:반도체 구조조정

하이닉스의 최대 고비는 금년 말~내년 초다. 공교롭게도 회사채 신속인수 종료와 반도체회사 결산, 반도체 공정기술의업그레이드 시점이 이 시기에 몰리게 된다.

회사채 신속인수는 1년 시한이어서, 하이닉스는 내년 초부터 연쇄적 부채상환 압박을 받게 된다. 아울러 주요 반도체메이커들이 결산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와 재고감축을 위해 ‘밀어내기’ 출하를 단행, 반도체값은 또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주목할 사실은 이 때부터 반도체 공정기술에 획기적 변화가 온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인피니온 등 메이저업체들은 연말부터 웨이퍼(기판) 크기를 현 8인치에서 12인치로 확대하고, 회로선폭을 0.12~0.13㎛(현재는 0.15㎛)까지 정밀화하는 설비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주력상품도 128메가 SD램에서 256메가 SD램으로 완전히바뀌게 된다.

기판크기가 커지고 미세회로기술이 적용될 경우 단위생산량이 지금보다 2.5배나 확대돼, 이 같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원가경쟁에서 도태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그 동안 자금난에 따른 설비투자부진으로 선두업체와 6개월정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리츠 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반도체는 1년만 경쟁력 격차가 벌어져도 생존이 어려워진다”며 “하이닉스로선 회로선폭 미세화로 원가경쟁력을 높여야 하나 막대한 자금의 투자가 필요한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는 반도체 장기침체속에 경쟁력 없는 업체들이 떨어져나가는 대지각 변동이 내년 2~3월이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하이닉스로선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핵심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 하이닉스, 시가 유상증자방식 출자전환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은 시가 유상증자 방식으로 3조원대의 출자전환을 단행할 계획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26일 “일반적인 방식의 출자전환을할 경우 주총에서 해외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특별결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결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시가 유상증자 방식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우선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3조~3조5,000억원 가량의 시가 유상증자에 나선 뒤 실권주가 생길 경우 채권은행이 이를나눠 인수하는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할 방침이다.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동참하지 않거나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채권단이 제3자 배정방식으로실권주를 인수한다는 복안이다.

채권단측은 “유상증자는 하이닉스 자체 이사회 결의 사항으로 해외투자자의 동의가 필요없다”며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그만큼 채권단의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가 유상증자에 나선다 하더라도 주식 물량 부담은 그대로 안게 되는 만큼 추후에 주식병합을 통한 감자에 나서는 것도 적극검토중이다. 이 경우 역시 해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체이스맨해튼,HSBC 등 외국계 9개 채권은행들은 최근 하이닉스반도체 채권 4,600만달러(약600억원)에 대해 중도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빚을 갚지 못해 외국은행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을 할 경우 파문이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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