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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IT기업들 '재팬 동맹'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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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IT기업들 '재팬 동맹' 바람

입력
200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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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분야에서 일본기업들의 합종연횡과 자율빅딜이 빨라지고 있다.일본기업끼리 이전투구를 벌이는 바람에 세계정상의 자리를 외국업체에 빼앗겼던 과거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라이벌 업체와 핵심분야까지 과감히 손을 잡고 있다.

자율구조조정이 되지 않아 강제 빅딜을 경험해야했고, 이젠 또다시 독자노선만을 고집하는 국내업체들과는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정보통신 분야

일본 휴대폰생산 1위인 마쓰시다와 2위인 NEC는 오랜 라이벌 관계를 청상하고 제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최근 합의했다.

양사의 제휴는 인터넷 모바일 분야 세계 1위인 노키아를 겨냥한 ‘민족동맹’으로평가되고 있다. 두 회사는 향후 동화상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은 물론 OEM방식으로 제품도 상호공급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

D램 세계랭킹 5위인 NEC와 7위의 히타치가 지난 해 합작 설립한 엘피다가 대표적 사례.

두 회사 모두 한때 세계 시장점유율이 20%가 넘는 최고회사였지만, 지금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하이닉스 인피니온 등에 밀려난 상태다.

양사는 ‘메모리 반도체 명가(名家)’ 재건을 위해선 12인치 웨이퍼 라인을 조기구축해야 하지만 25억 달러가넘는 막대한 투자를 단독 진행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제휴를 넘어 아예 합작회사를 설립해 2004년까지 D램생산을 완전 이관키로 했다.

■디스플레이 분야

‘차세대 꿈의 영상’으로 불리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시장선점을위해 후지츠와 히타치는 지난 해 합작회사(FHP:후지츠 히타치 플라즈마)를 설립했다. FHP는 현재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시바와 마쓰시다는 싱가포르에 TFT-LCD 부품공장 합작설립에 합의, 민족동맹을 해외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유기EL분야에서도 파이오니아+샤프, 산요+코닥, 소니+도요타 등 거미줄 같은 제휴망이 형성돼 있다.

5월엔 전통의 라이벌 마쓰시다와 히타치가 전자분야에서연구개발ㆍ생산ㆍ구매 등의 포괄적 제휴를 맺었다.

왜 손잡나 일본기업의 오랜 배타적 문화에 비춰볼 때 이 같은 합종연횡은 엄청난 변화로 여겨진다.

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반도체나 TFT-LCD에서 후발주자였던 한국에 추월당한 것을 매우 충격으로 여기고 있다”며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적과의 동침’을 가져왔다”고말했다.

이에 반해 국내 전자업계는 아직까지 자율빅딜이나 협력ㆍ제휴가 전무한 상태. 삼성 LG 등은 외국기업과는 손을 잡아도, 서로에 대해선 시너지 효과 부재를 이유로 ‘나홀로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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