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답보 상태에 놓여있는 남북, 북미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정부 고위당국자는26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뒤 곧바로 江 주석이 방북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남북, 북미관계의재가동에 앞서 중국의 지지를 얻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출범 후 대남, 대미 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느낀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곽 다지기’를 마무리, 본격적인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다.
정부는 江 주석의 방북이김 위원장의 서울답방과 북미대화 재개 등에 긍정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중국측에 직ㆍ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통들도江 주석이 방북을 통해 모종의 ‘중재역할’을 할 것이라고 잇따라 전하고 있고 북한과 미국이 10월께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워싱턴의 분석도 나왔다.
북한이 최근 대미 비난을 강화한 것도 북미 협상에 대비한 ‘기선잡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성명 등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외교경로를 통해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지 않는 것은 거꾸로 대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조선중앙방송은 26일 “북미간에 적대관계를청산하고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이라며 대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남북관계와 관련, 江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서울답방 약속을 지키라고 권유하고 김 위원장이 이에 구체적인 언질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江 주석은 10월20~21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전에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중재, 중국의 외교적 위상을 과시하려는 계산을할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 남한 정부의 8ㆍ15 방북단에 대한 사법처리에도 불구하고 6ㆍ15 정신을 강조하며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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