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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兩岸三地 '韓流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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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兩岸三地 '韓流열풍'

입력
2001.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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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간다.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집에 가서 한달 동안 쉬다가 왔지만 이번의 귀국은 좀 달랐다. 兩岸三地(대륙, 홍콩, 대만)에 동시에 휘몰아치고 있는 한류열풍 때문이었다. 방학이 갓 시작된 6월말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星夢奇緣(재방송이라고 한다)이라는 한국드라마 열기를 느낄 수가 있었다.한국시청자한테는 꽤 생소한 제목으로 느껴지겠지만 사실 이 드라마가 바로 몇 년 전 한국에서도 상당한 인기몰이를 했던 ‘별은 내 가슴에’이다. 중국어로 더빙한 이드라마를 중국에서 다시 본다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 아닐 수 없다. 대륙에서 안재욱의 인기는 이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나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6월말 경에 나온 홍콩의 亞洲週刊(The International Chinese Newsweekly)잡지이다.

중국어권에서 상당한 권위를 자랑하는 뉴스주간지인 아주주간 표지모델이 한국 인기스타 김희선이었고 또 무려 8페이지에 달하는 지면을 할애하여 김희선과 장동건의 단독인터뷰를싣고 아울러 한류라는 문화현상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를 한 것이다.

양안삼지에 동시에흐르고 있는 한류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물론 약간씩 차이가 있다. 대륙과 대만은 주로 드라마에 열광(10대위주의 한국가요열풍은 생략하더라도)하고있다. 대륙이 시간상 좀 지난 드라마를(별은 내가슴에, 모델) 방영하고 있는데 반해 대만에서는 최신작들을(불꽃, 이브의 모든 것, 가을동화) 이미 선보였다.

물론 제목은 모두 중국식으로 바꾸었다. 天橋風雲(모델), 火花(불꽃), 愛上女主播(이브의 모든 것), 藍色生死戀(가을동화) 등으로...

홍콩에서는 한국영화가 대단한 인기이다. 한국영화에 대한 홍콩인들의 첫 인식은 八月照相館(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조용히 시작되어 生死諜變(쉬리), 愛的肢解(텔미썸씽)에 이르러서는 한국 특유의 사람을 압도하는 화끈함과 강렬함에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송강호의 반칙왕은 홍콩최고의 코믹스타 주성치가 성우로 출연해서 화제를 낳기도 했다.

2001년 중국어권 대중문화에 충격을 가한 한류열풍의 근원에 대해서 사람들은 창조성과 오락성, 그리고 동양적인 깊이에 원인을 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그림자를 엿볼수 있으면서도 또 그 것을 초월하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을 개발했고 또 같은 유교문화권의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공통성도 지녔기 때문이다.

갑자기 불어닥친 韓流(寒流)에 감기가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지만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한국유행문화에 대해서 특별한 호감을 느낀다.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멀게 보이면서도 가깝게 느껴지는 한국특유의 맛에 매료되어서이다.

한류열풍에 대해서는사실 귀국하기 전부터 한국매체를 통해서 간간이 접했었다. 한국유행문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단편적인 보도거나 또는 유행문화 수출을 산업경제수출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다분히 전략적인 논조, 또는 한류 열풍에 들뜨지 말고 자성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자세가 주류를 이루었다.

자세히 관찰해보면중국은 한류에 열광하면서도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10여년 전 동방의 할리우드로 군림했던 홍콩영화열풍이나 장기간 대만과 대륙안방극장을 점령해왔던 일본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돌고 도는 유행의 한 고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중국도 막강한 대륙풍을 일으킬 것이라는확신과 함께.

하지만 한국 대중문화의 창조적인 성공으로서의 결과물인 한류열풍은 현재 대한민족의 자신감과 승리를 동남아시아권에 당당히 과시하는 명확한 증거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최신유행문화를가까이서 누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일종의 행운이라 할까.

추웨이 쿠웨이 후아 ㆍ중국인 중국어과 안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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