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청산하기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기업을 살리려는 ‘갱생형’ 법정관리가 아니라 ‘청산형 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한 업체가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서울지법 파산부로부터 청산형 법정관리 개시결정을 받은 ㈜석정온천은 1990년 전북 고창의 온천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설립된 회사.
그러나 IMF 위기를 겪으면서 이자부담이 늘어나 어려움에 처했고, 97년과 99년 각각 화의와 법정관리를 신청하려 했으나 채권단 내부 의견이 엇갈려 무산되고 말았다.
이 상태에서 파산으로 갈 경우 석정온천의 자산은 ‘파산회사’라는꼬리표 때문에 제값을 못 받고 팔릴 것이 뻔했다. 채권단은 논란 끝에 100% 동의를 이끌어내 청산형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석정온천은 온천지구의 지반정리, 파이프 설치 등의 기반시설 공사를 한 뒤 2003년 말에 매각된다.
이때 회사의 가치는 131억원으로 예상돼 현재가치인 69억원의 2배에 달한다. 청산형 법정관리는 1998년 ㈜상아종합판매 이후 두번째다.
파산부 판사는“아무런 대책 없이 파산하는 것 보다 기업가치를 올린 후 매각하는 청산형 법정관리가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리 방법”이라며 “그러나 채권단의 100% 동의가 필요한 법조항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활용이 제한돼 왔다”고 밝혔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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