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속으로] 킨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속으로] 킨지

입력
2001.08.25 00:00
0 0

1956년 8월25일 미국의 동물학자 앨프리드 킨지가 62세로 타계했다.뉴저지주 호보컨에서 태어난 킨지는 하버드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와 인디애나 대학에서 동물학을 가르쳤다.

그는 인디애나 대학 재직 중에 록펠러 재단과 국립 연구평의회의 후원을 받아 현대 미국인의 성(性) 실태를 연구해 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그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킨지 보고서’다.

킨지는 미국의 모든 연령ㆍ직업ㆍ계층에 걸친 남성 5300명을 면접해 ‘남성의 성행위’라는 보고서를 1948년에 내놓았고, 뒤이어 1953년에는 여성 5940 명을 면접해 ‘여성의 성행위’를 발표했다.

이 두 책에 담긴 현대미국인의 다양한 성 생활 실태는 호사가들에게 만이 아니라 학계에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연구는 그 나름의 명확한 통계적 기준에 근거한 것이었지만, 일부에서는 표본 추출의 불규칙성을 지적하며 그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류는 성애(性愛)의 수준에서 다른 동물들과 또렷이 구분된다. 다른 동물들이 특정한 시기에만 성욕을 느낄 뿐 그 나머지 삶을 섹스와 무관하게 보내는 데 견주어, 사람은 섹스에 대해 ‘늘 준비된 상태’다.

인류는 섹스 안에서 즐거움과 생식을 분리시키는 유일한 동물이다.

동서양의 여러 종교나 세속 권력이 성과 관련해 만들어낸 여러 규범들은 대체로 이상적인 섹스를 ‘생식을 위한 섹스’의 범주 안에 가두었다.

‘즐거움을 위한 섹스’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금지되었고, 적어도 널리 장려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즐거움을 위한 섹스’의 해방은 인류의 적극적 진화 방향과 합치한다. 인간을 생물학적 제약에서 해방시키는 것은, 그 새롭게 획득된 자유를 적절히 사용할 수만 있다면, 예외 없이 진보이기 때문이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