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 최악의 실업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6월 미국의 제조업 일시 해고가 1994년 이래 최고에 달하고 일본과 대만도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 고용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고용불안은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23일 미국 제조업 부문의 6월 중 해고자수가 전달보다 47% 늘어난 2,081명에 달해통계 자료를 수집한 1994년 4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 노동부는 2ㆍ4분기 전 산업부문의 해직자도 37만2,000명으로 1ㆍ4분기대비 3만1,000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달 셋째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는 최고치인 39만3,000명을 기록했다.
로버트 맥티어 미 달라스 연방은행 총재는 “5개월 동안 실업률이 4%에서 4.5%로 급상승했다”며 “실업률이 앞으로 더 높아져 미국 노동시장에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경고했다.
일본의 실업률은 최고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23일 “7월중 일본 실업률이 5%대에 달해 1953년 정부가 실업률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에 달할 전망”이라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개혁이 본격화하면 고용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7월중 실업자수는 3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 신흥시장의 충격은 더욱 크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올해 아시아 지역에서만 20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새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실업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아시아 경제성장의상징이었던 대만도 7월 실업률이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7%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유럽도 시름에 빠지기는 마찬가지이다.
유럽 경제의 성장 기관차인 독일이 9.3%, 프랑스가 8.7%의 실업률을 각각 보이는 등 유럽 각국이 실업급증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굴뚝산업도 감원 바람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불던 감원 바람이 이제 ‘굴뚝기업’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ㆍ미디어 기업인 미국의 AOL 타임 워너가 21일 수익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1,700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올 들어 지난 달까지 미국 통신ㆍ컴퓨터 관련 산업의 감원 규모는 총 27만6,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의 불황이 고용 규모가 큰 반도체 및 장비 생산업체, 전통 기업으로까지 번지는 데 있다.
미국의 통신기업 루슨트 테크놀로지(1만5,000~2만명), 유럽의 거대 엔지니어링기업 ABB(1만2,000명), 스웨덴의 휴대전화 생산업체 에릭슨(1만2,000명),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 네트워크(7,000명), 다국적 기업필립스(4,500~5,000명)가 잇따라 대량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3위 플래시 메모리 생산업체인 일본의 후지쓰(富士通)는 전세계에서1만6,400명을 줄인다.
치열한 생존 다툼을 벌이고 있는자동차 업계의 감원 바람은 특히 거세다. 크라이슬러가 내년까지 9,500명 감원을 밝힌 데 이어 포드가 5,000명 규모의 사무직 감축 계획을 정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유럽 계열사인 오펠 직원 수천 명을 감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경영난을 맞고 있는 일본의 이스즈 자동차도 최근 기존 퇴직 등을 통한 9,7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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