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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수료장사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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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수료장사 너무한다

입력
2001.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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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달 80만원씩 불입하는 세금우대적금 통장, 300만원이 입금된 주택청약예금, 월급이체 통장을 비롯한 저축통장 2개.’ 신혼인 회사원 정모(30)씨 부부의 결코 적지않은 금융자산 목록이다.하지만 이들 부부가 1년동안받는 이자는 세금을 제할 경우 세금우대적금(5.5%) 25만6,000원, 주택청약예금(5.6%) 14만원, 저축통장(2%) 2만원 등 고작41만원 가량.

송금 및 계좌이체 등의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따른 수수료가 월 2만원에 달해 연간 2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자수입의 절반 이상은 은행 시설을 이용하는 대가로 떼이고 있는 셈이다.

은행의 개념이 ‘이자를 챙기는 곳’에서 ‘편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사용료를 지불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 행진으로 수신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는 반면 고객들이 지불해야하는 수수료는 계속 높아지면서 은행을 이용하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고객들도 많아지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 제일은행을 비롯한 상당수 은행들은 다음 달부터 카드 재발급 수수료, 어음결제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신설하거나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빛은행은 내 달부터 가계당좌계좌 개설 수수료 5만원, 어음ㆍ수표 결제연장 시 2,000~5만원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으며 직불카드재발급 수수료를 현재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제일은행은 교환결제 마감시간 이후 어음결제를 할 경우 1장당 1,000원씩 수수료를 받을 방침이다. 주택은행도 조만간 업무원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일부 수수료 인상 및 신설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기업 거래 수수료 뿐 아니라 송금 등 개인 거래 수수료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기업 거래 수수료가 원가에 크게 못 미쳐 현실화하고 있는 상태”라며 “개인 수수료는 고객들의 반응, 다른 은행들의 움직임을 봐가며 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처럼 수수료를 현실화해 은행 수익을 보전하자는 취지”라는 은행측 설명에 어느정도 공감하면서도 고객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 이모(40)씨는 “수입을 모두 은행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돈을 인출하고 있어 수수료 부담이 만만찮다”며 “선진 은행처럼 충분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수수료만 높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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