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당수경선이 마거릿 대처와 존 메이저 전 총리의 대리전으로 비화하고 있다.대처 전 총리가 당내 우파의 대표주자인이언 던컨 스미스(47) 예비내각 국방장관을 지지하고 나서자 한때 대처를 ‘정치적 스승’으로 모셨던 메이저 전 총리가 케네스 클라크(61) 전재무장관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처를 맹렬히 비난했다.
대처는 21일 데일리 텔레그라프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스미스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클라크가 당수가 될 경우 유럽문제로 당이 분열돼 결과적으로 보수당을 파멸로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스미스에 대해서는 보수당과 영국의 장래에 새로운 희망과 신념을 가져다 줄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이에 맞서 클라크 진영에서는 메이저를 앞세워 대처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메이저는 22일 “총리 재임 당시 대처가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유럽문제에 관해 자신이 이끄는 정부에 반기를 들도록 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내각의 존립이 위협 받을 정도로 힘겨운 5년을 보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보수당 우파로는 노동당을 이길 수 없으며 유럽문제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는 데 진저리가 난다”며 스미스를 공격했다. 앤 위드컴 예비내각 내무부 장관 등 클라크지지자들도 대처의 개입이 불필요한 상처만 안겨줄 뿐이라며 화살을 퍼부었다.
전직 총리들의 개입으로 선거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가운데 두 후보가 22일 BBC 방송의 토론회에서 유로화 가입 문제를 놓고 서로 헐뜯자 ‘마치 운동장에서 다투는 어린애들 같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클라크는 스미스를 향해 ‘유럽 혐오주의자’라고 몰아 부쳤다. 스미스도 이에 맞서 클라크는 유로화 가입에 반대하는 당대 주류 입장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보수당은 20일부터 평당원33만 명에게 당수 선거를 위한 투표용지를 발송했으며 다음달 11일까지 우편으로 투표를 마친 후 9월 12일 당선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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