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의 변방에 머물던 아프리카대륙에 ‘이동전화 혁명’이 일고 있다.뉴스위크 최신호(27일자)는 최근아프리카에서 이동전화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정보격차 해소는 물론, 사회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년간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 보급된 이동전화는 총 1,200만 여대. 인구대비 보급률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40여년간 보급된 유선전화가 뉴욕 맨해튼 보다 적은 900만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더욱이 1인 당 평균 이동전화 이용시간이 유럽보다 많을 뿐 아니라 월 사용액도 36달러로, 유럽의 22달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동전화가 단기간내 급성장한 주요인은 험난한 지형과 도로, 전력 등 인프라 미비로 유선 네트워크 구축ㆍ운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박리다매’를 노린 이동전화 업계의 저가 전략, 저소득층도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제 도입도 보급률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동전화 급성장은 무엇보다 정치 개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1월 실시된 10억 달러 규모의 GSM(유럽이동전화) 라이선스 경매는 신생 민주정부의 개혁성공 여부를 가늠하는잣 대로 여겨졌다. 대형 사업을 장악한 군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부패 척결에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네갈에서도 지난해 유권자들의 휴대폰과 라디오 방송을 활용한 개표 중계 운동 덕에 40년 일당 독재가 막을 내렸다. 짐바브웨에서는 이동전화 사업자 에코넷의 식별번호 ‘091’이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국민들간 연대의 표시로 통용되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끝에 1998년 사업권을 얻은 에코넷은 현재 증시에서 시장가치 1위를기록하고 있다.
이동전화의 보급은 신세대 문화에도큰 변화를 몰고 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웨토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이동전화를 이용한 ‘노래경연’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가 점진적 발전 단계를 거친 다른 대륙들과 달리 ‘아날로그 유선전화 시대’에서 곧바로 ‘디지털 이동전화 시대’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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