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간 중 외국 대표팀등이 묵게 될 주요 특급 호텔 근처의 대기오염이 서울 시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환경정의시민연대는 지난 5월30일~6월1일두 차례에 걸쳐 서울, 인천, 수원 등 월드컵 개최 도시의 대기를 측정한 결과, 서울은 특급호텔이 몰려 있는 종로, 강남, 중구 등의 이산화질소(NO₂)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357개지점 가운데 종로구 사직동 YMCA청소년회관, 강남구 대치4동 포스코 사옥, 중구 소공동 남대문극장 앞 등은 두 차례 조사에서 모두 이산화질소농도가 0.080ppm 이상으로 나타나 서울시 기준(연평균 0.040ppm)을 2배 이상 초과했다. 또 강남구 삼성동, 송파구 장지동, 중구 충무로역주변 등도 오염이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가 주요 배출원인 이산화질소는산성비와 오존(O3)발생의 원인 물질로 다량 흡입할 경우 폐질환과 신경기능 감퇴를 유발할 수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다른지점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0.040~0.060ppm으로 다소 오염된 정도였지만 교통량이 많은 이들 지역은 ‘위험수준’이었다”며 “이곳 오염원이 서풍을 타고 강남, 강동, 노원구 등으로이동, 오존오염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각국 월드컵 대표팀들이 묵게 될 특급호텔의 경우 서울에 모두 31개가 있지만 이 가운데 70%가 강남, 종로, 중구에 몰려 있다.
이 단체는 또 월드컵이 개최되는 수원시 역시 대부분 조사지점에서 0.040~0.070ppm을 기록,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기흐름이 원활한 인천의 오염도는 비교적 낮았다.
서왕진(徐旺鎭) 사무처장은 “압축천연가스버스 도입이 지연되는 등 각종 환경대책이 답보 상태에 있다”며 “오염국가로 낙인 찍히기 전에 ‘클린 월드컵’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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