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코치진은 허정무 감독시절 3명, 차범근 감독 때는 2명뿐이었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핌 베어벡, 정해성, 박항서, 김현태 등 4명으로 늘었다.기술분석관(얀 룰푸스)에 주요 대회 때마다 고용하는비디오분석가, 통역외에 외무부에서 파견한 언론담당관(허진)까지 포함하면 히딩크의 보좌진은 7명이나 된다.
이 뿐 아니다. 상근하는 의료진은 종전물리치료사 1명 뿐이었으나 히딩크 사단에서는 팀닥터, 물리치료사 외에 마사지사 2명 등 모두 4명으로 늘었고, 주무 외에도 장비담당 2명이 더 생겼다. 또 명예직이었던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 2명이 상근하며 월급을 받는 체제로 바뀌었다.
모든 분야에 걸쳐 구조조정이 한창인 사회 분위기에 비춰볼 때 히딩크 감독은 대단한 특혜를 받고 있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축구협회와 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화(발전)가 거의 없는 대표팀과 성실성을 의심받고 있는 히딩크 감독을 보면 정말 우리 축구가 올바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들 때가있다.
그만큼 히딩크 사단에는 역할이 불분명한 인물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얀 룰푸스씨. 말이 기술분석관이지 그는 대표팀이나 상대팀의 기술분석에 관한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실상 히딩크 감독의 개인비서나 다름없다(히딩크 감독의 아들과같은 방송국에 근무했던 그는 히딩크가 스페인 클럽팀 감독을 그만둔 뒤 함께 스페인 축구 특집 해설을 하면서 친해지게 됐다고 한다).
상근하며 월급까지 받는 기술위원회 역시 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없다. 천성이 낙천적인 히딩크 감독이 업무를 소홀히 해도 견제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조언은 물론 토론 한번 못했다는 사실은 우리 기술위원회의 역량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축구협회와 우리 언론은 그동안 히딩크 감독에게 일방적인 지원만 했지 무엇 하나 제대로 요구한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허진 언론담당관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에게서 우리 축구가 얻어낼 것만 얻어내면 그만이지 그를 친한파로 만들 이유는 없다”고 말한 것에 상당히 공감이 간다.
히딩크가 하지 않는다면 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월드컵준 비를 위해 협회와 기술위원회가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유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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