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IMF 조기 졸업 이후 / 되찾은 '경제주권'…가시밭 앞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IMF 조기 졸업 이후 / 되찾은 '경제주권'…가시밭 앞날

입력
2001.08.24 00:00
0 0

우리나라가 23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조기졸업했지만, 국내외 경제여건이 환란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어 ‘빛바랜 졸업장’이 돼 버렸다.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우리경제의 2ㆍ4분기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는 등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는데다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마저 극히 불투명해 제2의 IMF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퇴색한 IMF 조기졸업

97년말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던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돈을 빌린 지 3년8개월만에 195억달러를 모두 상환하므로써 상실했던 경제주권을 회복했다.

제2의 국치(國恥)로불렸던 IMF관리체제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경제정책의 독자성을 되찾은 셈이다.

IMF체제에서 졸업하게 됨으로써 우리나라는 IMF의 정책권고를 수용하지 않아도 됐으며, 내년부터는 회원국이면 누구나 1년에 한번 받아야 하는 연례협의만 하면 된다.

우리정부는 97년말 IMF와 대기성차관 협약을 체결한 것을 계기로 11차례에 걸쳐 거시경제정책 및 경제구조개혁 방향에 대해 정책협의를 벌여왔다.

재경부 신동규(辛東奎)국제금융국장은 “90년대 후반부터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국가 중에서 현재 우리나라만 IMF차입금을 전액 상환했다”면서 “이로 인해 국가신인도가 높아지고 해외차입금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올들어 7월이후 전년동기대비 20%이상 급감하고,주가도 죽을 쑤는 등 거시지표와 체감경기가 모두 바닥을 기면서 IMF조기졸업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부실처리 험난, 각종 후유증도 걸림돌

금융기관의 부실을 털어내기위해 그동안 1, 2차례에 걸쳐 쏟아부은 15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은 대부분이 회수가 어려워 국가빚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다, 실업대책 등을 위한 적자재정 확대로 재정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다.

대우차, 서울은행, 대한생명 등 부실기업의 처리가 난항을 겪으면서 외국투자자들은 정부의 개혁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환란이후 심화하고 있는 중산층의몰락 및 실업자 양산, 기업들의 투자의욕 실종 등 각종 개혁의 후유증도 앞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힘든 숙제로 남아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할 경우 다시금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일(金俊逸) 연구위원은“외환보유액 1,000억달러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공공, 기업, 금융, 노사부문 등 4대개혁이 여전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위기요인은 잔존하고 있다”면서 “환란당시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했던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조기졸업을 축하할 것이 아니라 우리경제가 이제 외부의 지원자 없이 ‘상어’들이 먹이감을 노리고 있는 망망대해(茫茫大海)로 진입했음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