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의 군사훈련에서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 정보전쟁이 뜨겁다.컴퓨터와 인터넷의 종주국인 미국과 이에 맞서 사이버강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단순한 해킹차원을 넘어 국가 기간시설과 군 정보체계를 일시에 무력화시키는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정보전 특수부대를창설하는 등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4월 미 해군 EP-3 정찰기와 중국 공군 전투기 충돌사건을 계기로 고도의 사이버 첩보전을 펼치고 있는 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실시중인 대규모 군사훈련에서도 일부 기술을 시험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의 정보전 능력은 하드 드라이브를 파괴하고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해킹수준을 훨씬 능가한다. ‘하늘의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붙은 EP-3 정찰기는 지상과 공중의 모든 신호를 잡아내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컴퓨터 데이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수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NBC 방송은 21일 이 정찰기는 컴퓨터 전송방식의구성 요소인 발신음(dial tone)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조작, 훼손할 수 있는 장비를 장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또 상대국 병사들의 이동전화기에잘못된 정보를 전송, 순간적으로 작전을 마비시킬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중국도 1990년대부터 정보전을 대비해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 미국에 이어 최강의 정보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전자장비를 파괴할 수 있는 전자기 진동미사일 탄두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할 수 있는 바이러스 ▦전시 컴퓨터네트워크를 파괴할 수 있는 간첩 양성 등 정보전을 대비한 각종 무기와 전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또 쉽게 탐지되지 않고 장거리까지 정보를 전송할수 있는 광섬유 케이블망을 전국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정보전을 교육하는 4개의 대학을 포함해 훈련기관을 설립하는가 하면 최고지휘관 직속의 특수정보전 부대를 창설했다.
미국은 그러나 당분간 정보전에서 중국을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고위 정보소식통은 “중국군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90%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 체계와 인텔칩에 의존하고 있는 이상 어느 누구도 우리의 공격능력을 앞지를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 산하의 국가 기간산업보호센터에서 미래의 정보전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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