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칭기즈칸묘지 발견 주장(18일자 8면 보도)에 대해 중국의 학자들이 시비를걸고 나섬으로써 칭기즈칸 제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둘러싼 중국과 몽골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중국 전문가들은 칭기즈칸의 묘소로 추정되는 유적이 울란바토르 동북방 320km 지점에서 발견됐다는 미 시카고 대학과 몽골의 공동발표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민족연구소의루어 신여우 교수는 “칭기즈칸은 비밀리에 매장됐기 때문에 그의 묘소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중국 학계의 시각은 중국 공산당의 관변 학자들이 칭기즈칸을 중국 제국의 선구자로 숭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이 칭기즈칸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1962년 설립한 사당은 중국 영내인 내몽골 자치주의 어진호로(伊金藿洛)에 있다.
이 사당의 관리책임자 왕추거는 “칭기즈칸은 민족들을 통일하고 티베트와 몽골을 중국영토에 통합시킨 ‘중국의 민족영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몽골 사학자들과 외국전문가들은 칭기즈칸을 ‘몽골의 영웅’으로 보고 있으며, 그의 손자 쿠빌라이가 중국을 정복해 원(元)나라를 세우기 전에 이미 동아시아에서 카스피해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