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3,000억원대 불량 발전기를 도입, 1조원이 투입된 발전소가 2년8개월째 사실상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한나라당 안영근 의원은 22일 “한전이 보령 복합화력 발전소(1,800MW급)에 장착하기 위해 1996년 도입한 알스톰파워사의 발전기에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2년 넘게 발전소 가동률이 1%대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당시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알스톰사로부터 가스터빈(GT) 8기와 증기터빈(ST)4기를 3,130억원에 납품받았으나, 98년 3월 시험가동 과정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인 냉각배관이 파열되는 고장이 발생, 가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보령발전소를 맡고 있는 중부발전회사 윤이수 처장은 “문제점이 발견된 직후 알스톰 측에 수리를 요청했으나 해당 기종에 대한 수입국의 하자보수수요가 많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된 모델(GT24A)은 계약 당시 상업운전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시작품이었으며 현재 미국 뉴질랜드 등지에 61기가 팔려 이 가운데 상당수에서 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스톰측은올 11월 보령 발전소에 대한 개조작업에 착수, 내년 7월말 보수를 완료할 방침이다.
중부발전회사측은 “계약상 하자배상규정에 따라 이미 1,800만달러를 수령한 데 이어 추가 배상금을 요구할 방침이고, 경유 연료 사용에 따른 비용차액도 지난 해 30억원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또 기종 졸속선정 의혹과 관련 “지명경쟁입찰에 참여한 유명 회사 제품의 기술성과 경제성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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