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FRB 올 7번째 금리인하 / '금리처방'내성…시장 냉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FRB 올 7번째 금리인하 / '금리처방'내성…시장 냉랭

입력
2001.08.23 00:00
0 0

미국 경제가 더 이상 금리인하 처방의 ‘약효’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1일 단행한 금리인하는 유례없이 공격적인 조치다.올들어 7차례나 인하된 미 연방기금(FF) 금리는 이로써 사상 최단기(8개월)-최대폭(3% 포인트) 인하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런데도 시장은 거부반응을 보였다. 미 증시는 이날 나스닥이 2.7%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우존스, S&P 500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금리 인하가 계속 뒷북을 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이미 증시에 반영된것도 이유이기는 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FRB가 금리인하 이유로 거론한 미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도리어 투자 의욕을 깎아 내린효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FRB는 이날 성명에서 “기업의 순익과 설비 투자 감소, 해외 부문의 성장둔화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장기 목표인 가격 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가로 막는 위험이 상존해 가까운장래에 경기가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분석가들은 통화정책은 더 이상 미 경제에 듣지 않고 기업의 수익률 향상만이 흐름을 되살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주요기업의 영업이익은 올 2ㆍ4분기에만 17% 이상 하락했고 연말까지 8% 이상 더 떨어질 것으로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12% 가량을 차지하는 기업투자는 2ㆍ4분기에 13.6%나 떨어져 19년만에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불황, 유럽의 경기 둔화 등 세계 경제의 동반 하락이 불러오는 ‘부메랑’ 효과가 미 경제의 성장을 더 억누르는 복합적인 악재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수출ㆍ수입 규모는 동시에 축소되면서 생산이 떨어질 조짐이다. 이미 미국의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잠정 발표된 0.7% 성장에서 더 떨어져 제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있다.

따라서 생산활동을 부추기기 위해 단행된 단기금리인하는 장기금리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되는 상태다.

달러 강세도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금리인하의 효과를 상쇄하는 등 구조적으로 경제당국의 정책수단들이 효과를 보기에는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하지만 청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위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10월2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금리인하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성장이나 민간 소비 등의 지표들이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경우 추가 조치의 효험이 나타나고 연말께 경기 회복을 점치기도 한다.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달에 0.3% 상승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도 높은 수준이긴 하나 6월을 정점으로 4.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 등이 이런 낙관론의 배경을 이루고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