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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125)미 대학들의 순위 논쟁

입력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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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9월초가 되면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갑자기판매부수가 껑충 뛴다. 이 잡지는 1983년부터 매해 이 때쯤 “전미국의 ‘베스트’대학” 보고서(www.usnews.com/usnews/edu/college/corank.htm)를발표하여 대학선택을 목전에 둔 미 고교생, 학부모, 교사들을 독자로 모으기 때문이다.전공분야에 따라 대학들 순위를 매기고, 상위50개 대학목록도알리는 이 잡지의 발표내용은 우리언론에도 소개되어왔다.

이 잡지가 베스트대학 선정기준으로 삼는 것은 몇이다. 교수와 학생의 비율, 학교의 보유기금규모, 도서관 장서규모, 연례 도서구입비, 졸업 율, 동문들의 기부금규모, 그리고 대학사회에서의 평판. 대학사회에서의 평판은 대학의 학장들,총장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선정기준을 음미해보면 대학의 재정문제가 큰 잣대가 되고 있다. 그리하여 비판의 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베스트’대학이란 결국 재정적으로 풍족한 학교, 규모가 큰 학교아니냐는 것이다.

20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신문에 따르면 이 잡지의 ‘베스트’대학보고서가 새로운 비판에 직면했다. 순위에 따라 입학지망생 수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각 대학 총장들을 대학 마케팅에열중하게 만들면서, 보고서목적은 잡지판매라는 비판이다. 이 잡지의 조사를 보이콧하자는 운동을 벌이는 대학, 조사에 응하지 않는 대학들도 생겨났다.

그에 따라 갑자기 주목을 모으는 것은 한 자선재단(www.pewtrusts.com)이 후원하여 대학들의 순위를 전혀 새로운 방식에따라 매긴 조사이다. 학생참여전국조사(National Survey of Student Engagement)라 불리는 이 조사 사이트(www.indiana.edu/~nsse)는 방문자가 늘고 있다. 이 조사는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내용의 질을 조사한다.

“입학 후 토론, 분석에 보낸 시간” “학기동안 읽은 책의 수” “20페이지 이상의 보고서 작성횟수” “수업시간에 발표한 횟수” “교수와의 직접 접촉도” 등등이 조사 항목이다. 그 결과 하버드와 프린스턴대가 1위를 다퉈온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의 결과와는 다르게 규모가 작은 라이스대, 버지니아대 등이 상위이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순위의 허구성을 일찍 깨달은 듯하다. “순위란통계숫자와 거짓말의 혼합물”이라 했다. 그러나 현대의 우리들은 순위에 집착한다. 선택의 1차 여과장치가 되어주기 때문이다.좋은 책 순위뿐 아니라 많이 팔린 책 순위도 궁금해 하고 대학순위를 찾아 읽는 것은 그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대학순위를 정부기구(www.rae.ac.uk)에서 조사, 발표한다. 낮은 순위의 대학은 개선책을 찾으라는의미다. 우리의 경우 그 잡지식의 전공영역별 대학순위 매기기나 있었나 싶다. 교육내용의 질까지 포함한 대학의 순위 매기기는 요원한 이야기지만 필요하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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