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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허울뿐인 '국제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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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허울뿐인 '국제음악제'

입력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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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음악제는 국내 음악행사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음악제를 앞두고 이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음악협회에서 초청장이 날아왔다. ‘우리 음악계의 축제이며 세계인의 관심사’인이 제전에 와 달라는 내용이었다.그러나 실상인즉 이 행사는 세계인은 커녕 국내 음악계조차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말이 국제음악제이지, 초청된 외국 음악가는 일본인 독주자 세 명과 독일 단체 라이프치히 캄머 오케스트라뿐이다. 굳이 ‘국제’라고 이름 붙여 헛배를 채울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부실한 기획은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국악, 관현악, 실내악, 합창 등으로 9월2일까지 매일 저녁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6개의 음악회는 저마다 ‘따로 논다’. 하나의 축제로 묶일 만한 상호 연관성이 없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이름뿐인 축제로 끝날까 걱정이다.

서울국제음악제는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로 출발해 대한민국음악제로 불리다가 1986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처음 정부 주관 행사였다가 KBS로, 다시 음악협회로 이관됐으며 한때 존폐 위기까지 갔다가 93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다.

어찌 됐건 햇수로는 4반세기가 흘렀다. 한국음악협회는 이 점을 강조하면서 올해는특별히 ‘새로운 출발’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이나공허한 다짐처럼 들린다.

축제다운 내용을 갖추지 못한 데 대해 음악협회는 예산(2억 4,000만 원)이 적은데다 올 봄 임원진 개편으로 준비할시간도 부족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행사의 지지부진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진짜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반성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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