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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다 사진작가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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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보다 사진작가가 좋아"

입력
2001.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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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건국 대통령이 유력시 되는 독립영웅 사나나 구스마오(55)가 국가지도자 대신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밝혀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그는 지난 3월 민족저항협의회(CNRT)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대통령출마 의사가 없다고 천명한데 이어 20일 수도 딜리에서 AP통신 기자와 만나 “나는 정치인보다는 사진작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여년의 독립투쟁끝에 1999년 인도네시아의 지배에 벗어난 동티모르는UN 지원하에 30일 제헌의회 총선거와 내년 초 대통령 선거 등을 거쳐 독립할 예정. 대다수의 주민들은 독립운동 지도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구스마오를초대 대통령으로 꼽고 있지만 그의 최근 기행은 진짜로 사진작가로 변신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유엔과도행정기구(UNTAET)와 호주가 최근 석유가스 개발협정을 체결할 당시 그는 서명식 단상에 앉지 않고 카메라를 들고 행사장 곳곳을 돌며 사진을 촬영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이달 초 딜리에서 총선참여 16개 정당들이비폭력을 다짐하는 협정에 서명할 당시에도 5,000여명의 인파를 헤치고 들어가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의 주변에 경호원들이따라붙은 것을 제외하고는 특종을 낚으려고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사진 기자와 다를 바 없었다.

구스마오는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과거신생국가에서 자유의 투사들이 독립 후 권력을 장악한 뒤 혼란에 빠진 사례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해 그의 행적이 단순한장난이 아님을 강조했다.

구스마오는 81년부터 동티모르 민족해방군 총사령관으로 인도네시아에 맞서 독립투쟁을 전개했고, 92년 체포돼 8년간 복역하다 동티모르 독립투표 가결로 석방되면서 독립영웅으로 추앙받았다.

구스마오의 정치활동 중단 선언과 최근 기행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치분석가들은 그가 결국에는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혼탁한 정치 과열 양상을 방지하고 국민들의 압도적 추대로 권력을 장악하는 수순을 밟기 위해의도적으로 정치불참 의사를 천명했다는 분석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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