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시간대에 어린이들이 볼만한 방송 프로그램이 드물다. 자체 제작은 거의 없고, 외국 애니메이션 일색이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조금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방송위원회는 17일 5개 지상파채널(KBS1, KBS2, MBC, SBS, iTV)이 6월 18~24일 방송한 것을 분석한 어린이 프로그램 현황을 발표했다.
방송된 어린이프로그램은 일일드라마 ‘요정컴미’ 등을 편성한 KBS2가11편으로 가장 많고, MBC SBS가 각 8편, KBS1이 4편, iTV 1편이었다.
KBS2가 총 방송시간의 10.5%를 어린이 프로그램에할애하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 1999년 가을개편 때의 17.1% 보다는 많이 줄었고, 다른 채널들도 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위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감소뿐만 애니메이션 위주로 편성되는 등 질적 저하도 우려했다. 성인대상 프로그램에 비해 인력, 장비, 비용에 인색해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대신 애니메이션 위주로 편성하는 편식현상이 두드러졌다.
일주일 동안 방송된 애니메이션은 20편으로 전체 어린이프로그램의 63%를 차지했다. 그나마애니메이션의 절반 이상이 일본, 미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선악 대립의 이분법적 논리전개와 폭력이 많아 어린이들이 외국 문화를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정서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개그맨이 지나치게 자주 출연하고, 동물의 세계를 다룬 자연다큐멘터리는 어린이들이 보기에 부적절한것으로 분석됐다.
방송위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개선하기위해서는 어린이들의 시각을 이해할 수 있는 전담 프로듀서 및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애니메이션 중심에서 탈피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노력이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방송사가 자발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 쿼터제를 실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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