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가 지난 지 한참 됐다. 한낮에는 여름 무더위가 여전하지만 슬슬 가을생각이 나기 시작할 때.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입을 만한 옷이 긴요한 때이기도 하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간 아이템 중 꽤 유용한 것이큐롯 (Culotte)이다.
큐롯은 한마디로 치마 바지.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후반까지 프랑스 남성이 착용한 반바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엉덩이에서 바지 끝단까지 A라인으로 연결돼언뜻 보기에는 치마처럼 보이는 바지다.
통이 넓어 시원하면서도 어느 정도 바람을 막아 주기 때문에 지금부터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본격적인 가을까지편하게 입을 수 있다.
또 한여름용 핫팬츠나 보통 바지에 비하면 디자인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치마보다 활동하기 편한 것은 물론이다.
요즘 나오는 큐롯은 다양하다. 길이도 여러가지고 소재 또한 마, 데님, 울,나일론 혼방, 면 등이 가리지 않고 쓰인다.
색상은 검정, 하양, 블루 등의 일반 바지에 비하면 보다 컬러풀하다. 입었을 때 경쾌한 느낌을 준다.고를 때는 소재나 색상보다 자신의 체형과 어울리는 길이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요령이다.
가장 흔하고 무난한 스타일은 무릎 아래 5cm 길이. 특히 다리가 지나치게 가늘거나일자 다리에는 무릎 아래로 약간 내려오는 길이가 시각적인 보정 효과를 준다.
단, 종아리가 굵은 체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올 시즌에는큐롯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무릎 길이와 발목 길이도 많이 보인다.
무릎 길이는 걷지 않고 있으면 앞 주름이 있는 스커트처럼 보여 가장 여성적인느낌을 준다. 반면 발목까지 내려오는 큐롯은 발목이 유난히 굵은 사람을 제외하면 누구나 입을 만해 실용적이며 매니시한(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여성복 ‘씨’의박난실 디자인 실장은 “발목 길이 큐롯은 소재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주므로 소재 선택에 주의하고 캐주얼보다 정장 스타일로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리가 휘었거나 O형인 사람에게는 무릎 아래 15cm 정도까지 내려오는 스타일도 권할 만하다. 길이도길고 폭이 넓기 때문에 다리의 결점을 커버하는 효과가 있다.
소재별로는 여름에 보다 많이 입을 수 있는 마 소재와 가을에 좀더 비중을 둔데님, 울 소재가 특히 인기다.
마 큐롯은 촉감이 까끌까끌하고 가벼워 무더운 날에도 입을 만하며 소매없는 셔츠와 입으면 잘 어울린다.
데님 큐롯중에서는 특히 광택이 나는 빈티지 데님과 부드럽게 가공처리한 스타일이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다.
패턴이나 색상도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체크 무늬와 차분한 색상이 인기다. 단정하고세련된 느낌이 나는 체크 무늬 큐롯은 단품보다는 상하의 세트로 입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색상은 빛 바랜 그린이나 따뜻한 느낌을 주는 낙타색,어느 옷에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베이지 등이 가을에 특히 어울릴 듯하다.
●큐롯 코디요령- 상의는 단순하게…액세서리로 포인트
멋과 실용성을 겸비한 큐롯. 하지만 다른 아이템과 코디해 입으려면 그다지 만만하지않다. 보통 바지보다 짧은 길이와 치마도 아니고 바지도 아닌 듯한 라인 때문이다.
큐롯의 큐디 요령은 상의는 단순하게, 포인트는 액세서리로 주는 것. 큐롯이 통이넓기 때문에 부담스럽게 보일 수 있으므로 상의는 되도록 짧고 몸에 붙는 스타일로 입는다.
더운 날에는 소매 없는 셔츠나 목선을 깊게 판 ‘쫄티’와입으면 시원하고 날씬한 느낌을 준다. 약간 선선한 초가을 날씨에는 허리선 위로 올라오는 작은 티셔츠나 귀여운 느낌의블라우스가 큐롯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가장 좋은 아이템.
좀더 기온이 떨어져 일교차가 크게 날 때는 편안한 스타일의 큐롯 팬츠에 앙상블로 된 니트 카디건이 실용적이다.
큐롯 팬츠는 물론, 상의도 단순하므로 액세서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포인트를 주는것이 좋다. 특히 우아하거나 정교한 것보다는 캐주얼한 느낌의 액세서리가 큐롯의 심플한 이미지와 잘 맞는다.
옆으로 맬 수 있는 가방, 목이 약간 올라 온 단화, 귀엽고 감각적인 느낌의 스니커즈가 특히 좋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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