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자연은 극동지역 이방인들의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북대서양 연안의 검푸른 북해와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 사이에 숨어있는피요르드(pijordㆍ협만). 깨끗한 북구 풍경은 감탄 그 자체다. 그곳 바다에는 또 하나의 노르웨이, 연어가 펄쩍펄쩍 살아 뛰고 있었다.▽수산물 천국, 노르웨이
노르웨이는 수산물 대국이다. 연간 200만 톤 이상의 연어, 대구 등을 수출하는 유럽 제2의 수산물 수출국가다.
긴 해안선을 따라 북대서양의 바다와 접하고 있고, 국토의 절반이 북극권에 속해있는 자연환경 때문이다. 인구는 450만 명에 불과하지만 어선단 규모가 1만 5,000척에 이를 정도다.
수산물 대국 노르웨이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생선은 연어다. 지난해 연어 수출액이 123억 크로네(약 1조 7,200억 원)에 이른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연어의 50% 가량이 노르웨이산이다. 노르웨이 연어는 또 대서양 연어의 대표주자로 호텔 주방이나 미식가들이 꼽는 최고의 맛을가진 생선이다.
부드러운 육질과 고소한 끝 맛이 고급스러운 느낌 그대로다. 은빛 비늘과 선명한 주황색 살이 오감을 자극한다.
노르웨이 연어가 자랑하는 다른 장점은 영양. 노르웨이 수산물 수출위원회 앤-레나 본하임(28ㆍ여)씨는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인 연어는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고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풍부하다”며 “건강에 좋은 양질의 지방과 오메가3으로 대표되는 영양소가 피곤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 날것으로 먹어도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다. 그 만큼 신선하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연어 양식
노르웨이 연어는 자연산과 양식 등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1960년대부터 시작한 양식 연어가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양식과 노르웨이 연어 양식은 차이가 크다. 전 국토에 걸쳐 800여 군데가 넘는 연어 양식장은 새끼 연어를 연중 섭씨 5도를 넘지않는 노르웨이의 깊고 찬 바닷물에서 특별 관리해 키우고 먹이 다이어트를 통해 이상적인 성장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제4의 도시 스타방거에서 배로 1시간을 달려간 마린 하베스트 연어 양식장. 이곳에는 올해 1월부터 양식하기 시작한50~60㎝ 크기의 연어 60만 마리가 자라고 있다.
섬에서 부교로 이어진 양식장 수조는 수심이 70m에서 100m에 이른다. 주변에 오염원이 없고먹이량마저 컴퓨터로 자동조절된다.
마린 하베스트사 알프 해랄드 토슨(33)씨는 “24시간 수중 카메라와 컴퓨터를 통해 연어 상태를 관찰하며 신체 외상을 피할 수 있게 길러 자연산 연어보다도 품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양식장에서 2년간 자란 연어는 5㎏ 가량의 무게가 나간다. 이 연어가 가까운 가공공장으로 옮겨져 내장제거, 세척 등의 과정을 거친 뒤 필레(filletㆍ생선을 반으로 잘라 포를 뜬 상태) 혹은 완전한 모양을 갖춘 급속 냉동 상태로 선적된다. 양식장에서한국까지 도착하는 데 24~36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양한 연어 요리
노르웨이에서 연어 요리는 우리의 된장국과 같다. 가정에서 가장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다. 주로 훈제나 냉장상태로 판매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요리법도 다양하다. 노르웨이 북부 스볼배어 지역에서 여행업에 종사하는 얀 보그스트란트(32)씨는 “바비큐, 구이,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방법이 있어 가족들을 위해 1주일에 한두 번씩은 직접 요리를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또 요리연구회(Culinary Institute of Norway) 등을 통해 연어 요리 방식을 연구하고, 세계 각국에 조리사를 파견해 연어 요리를 보급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 연어는 날것 자체로 먹어도 되지만 약 60도의 온도로 참나무 등을 태워 그 연기에 연어를 살짝 그을린 훈제요리가 유명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전통방식으로 저장기간을 연장, 쫄깃쫄깃함을 유지하면서 구수한 냄새를 가미했다.
훈제는 지방질이 적은 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면에서도 만점이다. 캐퍼나 양파, 연어알 등을 올려 먹으면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백화점과 할인매장을 통해 연어가 많이 팔려나가며 요리법이 개발되고 있다. 주로 횟감이나 구이, 초밥용으로 쓰이지만 스테이크, 튀김 등 응용도 가능한 식재료다.
“내장을 제거한 냉장 및 냉동 통연어를 직접 조리해 횟감으로 쓰거나 훈제연어를 얇게 썰어 먹는 방법이 가장 대중적이다.
커틀렛이나 조미된 필레에 갖가지 야채와 곡류를 곁들여요리하면 훌륭한 정찬요리가 된다.”노르웨이 요리연구회 스벤 에릭힐슨(29) 조리사의 설명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연어요리 만들어 보세요
연어는 감동적인 생명체다. 민물에서 부화해 수 만㎞의 대양을 헤엄쳐 5년이상을 살다 다시 모천(母川)으로 회귀해 알을 낳고 숨을 거둔다.
조금은 비극적이지만 그 지극한 고향 회귀본능.연어는 그래서 친근하다. 연어를 먹어 보지 않은 사람도 계곡을 거슬러 뛰어오르는 모습과 신비한 모천 회귀본능은 익히 알고 있다.
강원 양양군 남대천은 북태평양 연어의 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연어는 북태평양 일대를 돌다 해류를 따라 회귀한다.
냉수성 어종이기 때문에 북위 40도 이상의 아한대 바다에서 자라 50~80㎝ 크기로 성장한 뒤 가을 무렵 하천으로 올라오는 것이다. 남대천 연어축제도 이 기간에 맞춰 열린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자연산 연어의 경우 모천을 거슬러 오르는 과정에서 생채기가 많이 나고,알을 낳고 나면 살이 퍽퍽해져서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연어는 북대서양 지역의 차가운 물 속에 산다. 대부분 양식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머리 부분을 가공과정에서 잘라버린다는 사실.
‘어두육미’는 한국에서나 통하는 말이지 서양에서는 머리 부분을 요리해 먹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머리 부분을 먹지 않는다.
우리가 연어 요리로 가장 많이 접하는 훈제연어는 북유럽 특유의 음식 저장 방식에서 나온 요리다. 국내에서도 수입된 냉장 혹은 냉동연어를 연기에 그을리는 훈제방식 요리가 많다.
특히 횟감으로 많이 쓰이는 등 부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훈제된다. 훈제연어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레몬즙,양파, 캐퍼(작은 콩 모양 야채), 연어알 등을 훈제연어로 말아 한 입에 먹어야 한다.
‘그릴에 굽거나 살을 다져서 튀겨 먹어도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고급 식재료’라는 것이 조리사들의 말이다.
◆생강향 연어구이
재료/ 연어 필레 100g짜리 4조각,소금, 후춧가루, 다진 생강 약간, 레몬즙
만드는 법/ 연어에 소금, 후춧가루, 다진생강, 레몬즙을 뿌려 30분 정도 재워둔다→기름을 두르지 않고프라이팬에 불 조절을 하면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뜨거운 밥, 구운 연어, 야채를 곁들여 담고 연어 위에 생강채를 올린다
요령/ 연어 자체에 기름이 많아 기름을 두를 필요가 없다.한 면이 거의 다 익었을 때 뒤집어야 달라 붙지 않고 쉽게 구울 수 있다.
◆화이트 와인과 레몬즙에 데친 연어 샤브샤브
재료/ 연어 필레 400g, 화이트 와인1컵, 레몬즙 1/2컵, 통후추 약간, 소금 한 큰술, 샐러리, 레몬슬라이스 반 개
만드는 법/ 먹기 좋은 크기로 연어를 잘라준비한다→전골 냄비에 물, 화이트 와인, 레몬즙, 통후추, 소금, 샐러리 잎, 레몬을 넣고 끓인다→국물이 적당히 끓으면 연어를 넣어 익힌다→와사비 간장 또는 초간장을곁들여 먹는다
요령/ 식탁 위에서 샤브샤브처럼 끓이면서 즐기면 된다.
◆중국식 연어 볶음
재료/ 연어 250g, 부추 80g,표고버섯 4개, 꼬마옥수수 8쪽, 정종 한 큰술, 소금 약간, 참기름 한 작은술, 후추, 녹말, 닭육수 2/3컵, 정종 한 큰술, 소금 1/4작은술, 후추 약간, 생강즙 한 작은술, 녹말 한 큰술
만드는 법/ 연어는 한 입 크기로 썰고 정종,소금, 후추, 생강즙으로 밑간을 만든다→녹말을 뿌려 뜨겁게달군 팬에 노릇하게 구워낸다→표고버섯, 꼬마옥수수는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부추도 3~4㎝ 크기로 자른다→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표고버섯, 꼬마옥수수를볶은 뒤 연어와 만들어 둔 밑간을 넣고 끓인다→부추를 넣고 물녹말로농도를 맞춘 뒤 참기름으로 향을 더한다
요령/ 부추는 살짝 볶아 숨이 죽지않도록 한다. 가능한 센 불에 빨리 볶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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