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원화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7월말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원화의 대미 달러 환율은 16일에는 전날대비 10.3원이급락한 1,278원에 거래됨으로써 3월 중순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러한 원화가치의 급속한 상승이 그렇지 않아도부진한 수출 및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무역업계에서는 정부에 적극적인 외환시장개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원화가치의 급격한상승은 양면성이 있다. 부정적인 면을 들자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킬수있으며 신규 외국인 투자가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존의 외국인투자도 환차익을 실현하면서이탈할 수 있다.
반면 수입물가하락을 통해 국내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국내기업의 외채상환 부담을줄여 기업의 수익개선과 영업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수입자본재의 비중이높은 우리나라로서는수입자본재의 가격이 하락하여국내 실물투자가증가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환율도 외환의수요ㆍ공급에 따라 결정되는가격변수의 일종이므로 시장참여자들이 올바르게 판단하여원화의 가격이 높아지는것이라면 문제될 것이없다.
다만 환율은 다른 상품의 가격과는달리 외부적인 변화에 대해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장참여자의 비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환율이 왜곡되거나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변동함으로써 대외거래의 안정성을 해칠 때는 문제가 된다.
그럼 최근의 원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은우려할 만한 상황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환율의 급격한 단기적 변동성에 유의하면서 장기적인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환율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야할 것이다.
우선 최근의미 달러화 대비원화가치 상승은 미국경제의 장기적인 침체가능성을 반영하는것으로서, 원화뿐 아니라 유로화 및 동아시아의 경쟁국 통화가치도 상승추세라는 점에서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개월간미 달러 대비원화의 가치가 약 2.5% 상승하는 동안 대만달러도 약간 상승하였고 일본의 엔화 가치는 약 3.7%나 상승하였다.
더욱이 최근의 달러당 1,270원대의 환율은 1,100원대를 지속하였던 작년과 비교해 볼 때 여전히 매우높다.
또한 대외부문에 관한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은 주요 교역상대국인 미국 및일본 경제의 침체이지 결코 환율이 아니라는 점에서 최근의 원화환율 하락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필요가 없다.
하지만 국내경제가 지극히 부진한 가운데 원화환율이 실물경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락하는것은 어쨌든 대외부문에의 의존도가 아직도크고 외부적인 충격흡수력이 매우 약한우리 경제에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원화 환율하락추이의 반전으로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무역거래나 국제투자의 위축을 초래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물이 뒷받침되지 못한 급속한원화가치의 상승은 바람직하지못하다.
아울러 사실상대미달러 환율이 고정된중국의 상대적 수출경쟁력 상승도 유의할 점이다.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드는 비용은 막대하다. 이에따라 각국정부는 가능한 자국통화의 환율을 안정되게 유지하려노력하고 있으며, 같은맥락에서 원화환율 안정을위해 정부의 관심과 노력은 필요하다.
외환시장 개입은과거 경험으로 볼 때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기가 어렵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과가있어 보인다.
이런 점에서 최근 원화환율의 급락세가 실물과유리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본다면, 환율을 조절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분명 의미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정책이 효과를 얻으려면 시장 참여자들이 경제정책 전반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원용걸 인천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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