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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라산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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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한라산 공기

입력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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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공기를 팔 것이라는 뉴스를들은 적이 있다. 며칠 전 이 한라산 ‘캔공기’ 샘플을 몇 개 받았다.800m 산중턱에서 채취했다는 공기 5ℓ를 압축하여 담은것이었다. 보통 사람이 1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캔공기를 보고 어떤 사람이 “봉이 김 선달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병원이나 고산등정에 산소는쓰이나 보통 공기를 상품으로 팔겠다는 아이디어에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그러나 이 희한한 공기 상품화 발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상태의맑은 공기를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20배쯤되는그린랜드는 인구가 6만명 정도이다. 거의 두꺼운 빙하 속에 묻혀 있는 땅이지만 요즘 ‘메이드인 그린랜드’ 상품 하나가 대단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한다.

그 상품은 바로 빙하로 만든 생수라고 한다. 1만년전의 산소를 간직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내세워 유럽대륙에서 경쟁제품보다 훨씬 비싼 값을받고 있다. 오염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빙하는 태고의 청정성을 상징한다.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보다 대기 오염에 의한 사망자수가 더 많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의 데브라 데이비스 교수가 뉴욕 상파울루 산티아고 멕시코시티 등 4대도시 주민을대상으로 대기오염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해서 이렇게 밝혔다고 한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천식이나 심장병을 유발하여 수많은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 간다는 것이다. 세계보건 기구도 앞으로 20년간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를 800만명으로추정하고 있다.

■공기와 물은 생명의 기반이다. 우리는 공기와 물을 가장 많이 먹고 마신다. 그렇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와 물은 다른 어떤 음식보다도 우리의 건강을 해치며,그 속에 들어 있는 미량의 독성이라도 쌓이면 우리의 몸을 부식시키고 만다.

한라산 공기와 그린랜드 빙하가 서울의 공기나 물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없다. 순환하기 때문에 태고의 청정성을 가지고 있다. 오염을 막는 것이 문제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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