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내 CEO들은 아예 휴가를 가지 않거나, 경제단체가 주관하는 3박4일정도의 지방세미나로 대체하거나, 혹은 여행 운동 독서로 소일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이처럼 밋밋한 국내 CEO들의 휴식관행과는 달리, 외국의 CEO들은 연중 한달 이상 휴식을 취할 뿐 아니라,여가를 즐기는 방법도 매우 독특하다.
가장 특이한 휴가스타일은 ‘모험가’형. 볼보 자동차의 CEO인 빌 후버는 자동차 경주를, 롤링스톤 출판사의 젠 베너는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스피드광(狂)들이다.
버진 항공사의 리처드 브랜슨은 보트와 열기구 탐험에 흠뻑 빠져 있다. 이처럼 외국 CEO중엔 극(極)지방ㆍ정글탐험, 래프팅, 스카이다이빙 등 일반인들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위험을 즐기는 인물이 많다.
GE의 잭 웰치는 대학시절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나이키의 필 나이트는 단거리 육상선수였는데, 지금도 제품제작시 당시의 경험을 많이 떠올린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크리스 피터스 부사장은 프로볼링선수 테스트에 도전키 위해 맹훈련을 받기도 했다.
사이프러스세미컨덕터의 T.J.로저스는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대신 오후 시간에 10㎞가량 조깅을 한 뒤,땀에 젖은 조깅복을 입고 그대로 집무하는 ‘기벽’으로 유명하다.
골프는 외국에서도 여전히CEO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운동이다. 골프는 상대방과 장시간 함께 하는 특징 때문에, 중요한 비즈니스 및 사교수단이 된다. 수년 전 독일의 경제주간지 캐피탈은 연간 성사된 1,500만 마르크 이상의 거래계약 중 3분의2가 골프장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년 4월 남자골프 메이저타이틀개막전인 마스터즈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CC에는 항상 유명 CEO들이 대거 집결한다. 이들은 세계 정상급 골퍼들의 환상적인 샷도 감상하면서, 서로 사업얘기를 하고 친분을 다지는데 금년 마스터즈에도 잭 웰치와 워렌 버핏 등이 참석했다.
미국의 골프잡지인 골프 다이제스트는 CEO의 골프 핸디캡과 회사경영상태를 조사한 결과, “골프 잘 치는 CEO가 회사경영도 잘한다”는 재미있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휴가조차 가지않고, 일만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시대는 지났다. 적절한 휴가는 업무효율을 높여주며, 오히려 사무실에선 얻을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건질수도 있다.
폴라로이드 창업자인 랜드는 신제품 카메라를 연구하던 중 짬을 내 딸과 휴식을 즐겼는데 딸이 사진을 찍자마자 보여달라고 조르는데서 착안,결국 폴라로이드 카메라(즉석인화 카메라)란 공전의 히트작을 개발해냈던 것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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