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7일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대규모 시국강연회를 개최, 언론사 세무조사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답방 및 개헌 문제 등을 도마 위에 올려 대여공세의 강도를 높였다.서울 강연회는 지난 달 20일 의정부를 시작으로 계속된 전국 순회 강연회를 마무리 하는 장외집회.100여명의 소속의원을 포함, 서울ㆍ경기 지역 지구당에서 동원한 당원과 시민 등 2만여명이 모여 세를 과시했고, 공원 곳곳에는 ‘갈팡질팡 대중경제, 온 국민이 다 죽는다’등 여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포용정책이 아니라 조공(朝貢)정책”이라며 정국 현안에 대해 여권을 강력히 성토한 뒤 “끝끝내 독재의 길로 가고자 한다면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울 것임을 경고한다”고 날을 세웠다.
비주류인 김덕룡(金德龍) 의원도 김 대통령의 8ㆍ15경축사에 대해 “민심을 모르고 딴소리만 한 ‘사오정’ 경축사”라고 꼬집으며 대통령의 당적이탈과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이어 “언론자유수호투쟁은 구국투쟁이자 호헌투쟁이다”(홍사덕ㆍ洪思德 지도위원) “대통령은 국민이 얼마나 도탄에 빠져 신음하는지 보아야 한다”(최병렬ㆍ 崔秉烈 부총재) “김대중 정권의 엉터리 개혁은 망국 개혁이다”(손학규ㆍ孫鶴圭 의원) 등의 격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전날 민주당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의 이 총재 비난 발언으로 행사 직전까지 당 분위기가 격앙됐으나 당 지도부에서 사전에 “막말 대응은 손해”라며 수위를 조절, 우려했던 돌출 발언은 없었다.
이 총재는 대규모 집회이어서인지 즉석 연설을 하던 이전과는 달리 미리 작성한 연설문을 낭독했다. 이총재의 연설이 끝나자 불볕더위에 못이긴 청중들이 절반 가량 빠져나가 썰렁한 광경을 연출했다.
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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