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홀(364야드ㆍ파4).미국무대 진출이후 메이저대회에 2번째 출전한 최경주(31ㆍ슈페리어)가 홀 2㎙ 옆에서 신중하게 버디퍼팅을 했다. 볼은 컵 속에 빨려 들어가며 5번째버디를 기록했다. 동시에 ‘CHOI’라는 이름이 리더보드 맨 위로 올라갔다.나머지 홀을 모두 파로 세이브, 아깝게 선두에서 밀려났다. 정작 최경주본인은 “선두로 나섰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경기에 집중하려고 애썼고 내일도 똑같이 하겠다”며 기분좋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최경주는 17일 오전(한국시간)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 덜루스의 애틀랜타 어슬레틱GC(파70) 하이랜즈코스서 열린 미 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총상금520만달러) 1라운드서 버디 5, 보기 1개로 4언더파 66타를 쳤다.
우승후보 데이비드 듀발(29) 필 미켈슨(31ㆍ이상 미국) 등 9명과함께 단독선두 그랜트 웨이트(37ㆍ뉴질랜드)를 2타차로 추격하고 있다.
▦최경주
“코스가 나를 환영하는 느낌을 받았다.”PGA챔피언십 무대를 처음 밟은 최경주의 소감대로 1라운드는 운이 따랐다. 깊고 질긴 버뮤다 러프를 피해 벙커로 볼을 보내는 공략법도 주효했다.우려했던 비 바람이 잠잠해 폭이 넓은 페어웨이를 향해 마음껏 샷을 휘둘렀다.
파4의 1번홀(430야드).7번 아이언을 잡은 최경주는 세컨드샷을 핀 2㎙ 옆에 붙인 뒤 버디로 홀아웃, 이변을 예고했다. 티샷이 벙커로 향한 2번홀(파4ㆍ471야드)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곧바로 정상을 되찾았다.
파5의 5번홀(541야드). 드라이버샷을 340야드나 보낸 최경주의 세컨드샷이 그린을 지나 러프에 빠졌다.하지만 칩샷으로 온그린하고 4㎙ 버디퍼팅으로 2번째 버디를 잡았다. 9번홀(파4ㆍ416야드), 12번홀(파5ㆍ547야드)에서는 티샷을 모두 벙커로보내는 작전으로 버디를 추가,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그린적중률(70.6%) 퍼팅수(23개) 샌드세이브 성공률(100%) 등 기록에서도 톱골퍼와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었다.
▦우즈와 듀발
라이벌이자 친구인 듀발과의 라운드가 부담이 됐을까. 타이거 우즈(25)는 버디 4개를 잡고도 더블보기 2, 보기 3개로 무너져3오버파 73타를 기록, 공동 100위로 밀려났다. 6번홀(파4ㆍ425야드)에선 주말골퍼들도 손쉬게 다루는 9번 아이언의 세컨드 샷이 온그린에 실패했고, 2㎙ 안팎의 짧은 퍼팅도 자주 놓쳤다.
MSNBC 골프평론가 래이 글라이어는 9번 아이언으로 온그린에 실패한 우즈를 두고 “실수를 많이 한 게 아니라 분명 그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라이더컵 미국팀 주장 커티스 스트레인지(46)는 “우즈는 잠시 정상에서 내려와 편안하게 쉴 필요가 있다”며 충고했다.
반면 조지아공대 시절 여기서 여러 번 플레이를 한 듀발은 버디 5, 보기 1개를 기록해 4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라 메이저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최경주 일문일답
“올 시즌 톱10에 3번이나 들었다. 메이저대회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상금랭킹 70위(57만5,152달러)로 PGA챔피언십 출전자격을 얻은 최경주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1라운드서 공동 2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킨 최경주는 “마지막 홀에서 쉽지 않은 파를 잡아냈다. 느낌이 좋다”며 말문을 열었다.
_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코스나 날씨가 내스타일에 맞았다. 까다로운 러프 대신 벙커를 택한 전략도 적중했다.”
_ 13번홀서 공동선두로 나서기도 했는데.
“전혀 몰랐다. 리더보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게임에 집중하려고 애썼다.”
_ 앞으로 각오는.
“샷에 자신이 있다.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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