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칭기즈칸(1162~1227)의 묘로 보이는 봉분군이 발견됐다.1996년부터 칭기즈칸 유적 조사활동을 벌여온 미국-몽골 공동조사단은 16일 성명을 통해 “지난달 말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북동쪽으로 320㎞ 떨어진 바트쉬리트에서 칭기즈칸의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미발굴묘 등 60여기의 봉분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낙마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칭기즈칸의 묘에 관해서는 도굴을 막기 위해 당시 묘지 조성과 장례식에 참여했던 사람 등 2,000여명을 살해, 매장했다는 전설과 함께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었다.
이번에 봉분군이 발견된 바트쉬리트 마을은 1990년대 이후 미국과 일본조사단이 앞 다퉈 조사를 벌여온 지역으로 사실일 경우 당시 건설했던 제국의 규모로 보아 상당한 보물과 귀중품이 묻혀있을 것으로 보인다.
‘칭기즈의 성’이라고 불려지는 이 마을은 칭기즈칸이 태어난 마을과 그가 1206년 황제로 등극했던 곳에서 불과 수 ㎞밖에 떨어지지 않아 그의 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조사단장인 존 우즈 시카고대 교수는 “봉분군은 3㎙높이의 석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중심부에 20여기가, 주변에는 40여기가 모여 있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찾고 있던 칭기즈칸 무덤”이라고 말했다.
칭기즈칸의 묘인지 여부는 본격적인 고고학적 발굴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몽골 정부는 무덤이 발굴되면 죽은 사람의 영혼이 파괴된다고 믿는 금기 때문에 선뜻 발굴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편 1990~93년에 이 지역에서 조사활동을 벌였던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 주최 일본-몽골 조사단도 이 달 말부터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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