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수에서 검출된 유류성분 가운데 휘발유 뿐 아니라 대부분을 차지했던 등유도 미군기지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환경부등 한미 공동조사팀은 미군기지 내 시추 지역에서 등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녹사평역의 지하수 오염원을 이태원 등 다른 지역으로 몰고 가고있어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6월 녹사평역에서 채취한 등유 성분은 미군기지내에서 사용하는 일반 백등유와 같은 크로마토그램 패턴을 보였다”며 “이는 역 근처 LG정유에서 판매하는 보일러 등유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유출된 양으로 봐 일반 가정에서 흘러 나왔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향후 미군기지를 포함한 백등유 사용지역에 대해 중점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4일 열린 한미 공동조사팀 회의에 보고했으며, 최근 미군측 역시 “수차례 난방용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날 공동조사팀의 조사결과를 인용.미군기지에서는 휘발유,녹사평역은 주로 등유가 각각 검출되는 등 기름성분이 달라 이태원 등 다른 지역이 오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중간발표했다.
이에 대해 서울기 관계자는 "녹사평역 반경 500m이내에서 백등유를 사용하는 빌딩 등은 3~4곳에 불과,등유 역시 미군기지가 가장 유력한 오염원 추정지역"이라며 "기지 주변의 지하수맥 등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한국 정부는 미군의 환경범죄를 감추지 말고 백등유 성분검사 등 민·관·군 합동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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