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진상미(米)로는이천쌀이 최고였다.” “진짜 경기미(米)는 여주쌀이다.”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대표 경기미’를놓고 이천쌀과 여주쌀은 오랫동안 경쟁을 벌여왔다. 특히 4~5년전부터 이천시와 여주군이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고생산-유통-홍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총력을 기울이면서 경쟁은 과잉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어쨌든 덕분에 소비자들은 더욱 좋은 쌀을 편하고 저렴하게맛볼 수 있게 됐다.
■이천쌀-1490년 성종 수라상 올라 전국최초 독자브랜드 개발
신증동국여지승람 이천편에는 조선 성종이 1490년 세종의 능을 성묘한 후 환궁하던때 이천부사가 이천쌀로 수라상을 올리면서 진상미가 됐다는 기록이 있다.
분지 지역인 이천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일조량이 많고 흙에 유기물과 질소성분도풍부해 밥맛이 뛰어난 쌀을 생산하고 있다.
이천시는 1995년 전국 최초로 ‘임금님표’라는브랜드를 개발, 농협중앙회 이천시지부(031-633-7011)와 서울과 수도권 유명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관내 10개 농협에서 생산되는 이천쌀이 소비자의 마음에 들지 안을 경우 구입액의 3배를 되돌려주는 공격적 마케팅까지 도입했다. 가격은일반쌀보다 10~20% 비싼 5만2,000~5만3,000원(20㎏들이)에 거래되고 있다.
■여주쌀-청정지역 생산 미질 뛰어나 2년연속 농림부장관상
조선시대 여러 농서(農書)에는 자채(自蔡) 벼라는 이름이 나오며, 매년 음력7월말께 생산되는 자채쌀을 한강수로를 통해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여주쌀은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인 청정지역에서 생산돼 이천쌀 못지 않은 미질을 자랑한다.지난해와 올해 전국 환경농산물 품질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주군도 이천에 이어 96년 ‘대왕님표’라는브랜드를 개발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으며 유통과정에서 제품이 변질 또는 파손되거나 소비자들이 품질에 불만을 가질 경우 전량교환해주는 제도도시행하고 있다.
가격은 20㎏들이기준으로 5만2,000~5만4,000원이며, 농협중앙회 여주군지부(031-884-2491)와 경기넷(kg21.net)의사이버 농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짜쌀과 과잉경쟁
이천ㆍ여주쌀의 명성이 갈수록 높아지자 가짜가 활개를 쳐 지자체와 농가는 이에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타 지역의 쌀 390톤이 경기미로 둔갑했으며, 재배농가들은 실제로 이보다10배 이상 유통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기도는 한국농업인경영인 경기도연합회, 주부교실 경기도지부 등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가짜 경기미 적발에 나서고있지만 일반쌀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또 대표 경기미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이천과 여주지역 일부 농협이 과도한 경쟁을벌여 올해는 이천시 호법농협이 일본쌀을 내놓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확한 쌀이라고 허위로 발표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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