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K-1 방독면이 수포 및 신경작용제 등 인체에 치명적인 특정 화학제로부터 인체를 보호할 수 없는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15일 밝혀졌다.그동안 군 방독면의 수명노후화에 따른 기능저하로 가스 누출 위험성이 지적된 경우는 많았으나 자체 결함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국회국방위 정대철(鄭大哲ㆍ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군용 방독면 보호두건 규격 보완’이라는 내부 보고문건에서 드러났다.
화생방 방호사령부가지난 3월 작성, 육참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에 따르면 군이 사용 중인 K_1 방독면에 대한 ‘작용제저항시험’ 결과, 보호두건 봉제 부위 17곳에서 독성가스가 누출됐다. 그러나 현행 국방 규격상K-1 방독면의 작용제 저항시험은 ‘원단’만 시험토록 돼 있고 봉제 부위는 시험 평가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방독면 보호두건을 함께 시험을 실시한 결과 국민방독면도 유독 신경가스가 스며들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품질관리소는 “K-1 방독면 보호두건의 봉제부위에 대한 보완 요구가 제기된 것이 사실”이라며 “봉제부위처리시 밀봉 테이프를 붙이는 등 품질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이에 대해 “시험이후 납품되는 방독면은 밀봉 테이프를 붙이는 등 보완책을 강구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미 보급된 수십만개의 군 방독면에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국방부와 납품업체는 화생방전시 군인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불량 방독면 전량을 하루 빨리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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