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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앞둔 지자체들 국비요청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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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앞둔 지자체들 국비요청 '봇물'

입력
200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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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는 최근 대천해수욕장에 남산타워처럼 전망대와 기념품센터 등을 갖춘 100m 높이의 비치타워를 짓기로 하고 내년 예산에 편성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사업비는 무려 30억원. 이에 대해 충남환경운동연합 차수철(車守澈) 사무처장은 “전망대가 관광객 몇 명을 모으겠느냐”며 “호텔이라도 하나 더 짓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양미간을 찌푸린다. 충남도 예산 담당자까지 “국비가 지원되겠느냐”며쓴 웃음을 짓고 있다.

◈ 일단 '신청하고 보자'

내년 예산 편성과정에서 지자체들의 터무니 없는 국고지원 요청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특히 국고지원을 요청한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선심성, 전시성이거나 수년간 계속 미뤄져 왔던 것들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도적으로 추진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사업비 4,500억원을 들여 서구 서창동 일대 200만평에 한국역사민속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고 국비 3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해 주도록 정부에 건의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5월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 등이 참석한 자문회의가“사업의 구체성이 결여됐을 뿐만 아니라 재원조달 측면에서도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막무가내로 예산신청을 강행했다가 망신만 당한 것이다.

퇴짜맞은 억지사업은 이 뿐이 아니다. 최근 이뤄진 기획예산처의 내년도 국비지원 심의에서 부산시의 내년 국비지원 규모는 1조1,276억원으로 잠정결정돼 지난해 1조3,738억원에 비해 18%나 줄었다. 특히 내년 부산아시안게임에 대비해 문화관광부와의 협의를 통해 경기장 개ㆍ보수비 등 805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예산처는 한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최근 ▦가야문화권 보존 및 관광자원화 사업 ▦포항-삼척 철도건설 ▦국립경주극장 유치 등 굵직한 사업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내년분 국비지원 485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예산처 예산심의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 '속임수 예산홍보'

‘속임수 예산확보’도 판치고 있다. 전북 전주시가 그 케이스. 시장 공약사업인 경전철(20.3㎞ 구간)사업이 지난 1일 기획예산처 국비지원 심사에서 통과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알고 보면 2003년도 국고보조 신청자격을 얻은 데 불과하다. 시민들은 “민자유치액 2,400억원과 시 자체 부담금 800억원은 마련할 길도 막막해 선거만 끝나면 없었던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 기초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이로 인해 정작 필요한 사업은 국비를 받지 못하는 등 폐해도 크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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