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풀뿌리 양심은 살아있습니다. 손을 잡읍시다.”15일 열린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제472차 수요집회에는 정신대 할머니의 손을 꼭 부여잡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전쟁범죄 반성 없는 신사참배 웬 말이냐’ ‘군국주의 부활망령 일본은 각성하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일본인 두명이 있었다.
이들은 ‘일본 전후 책임을 생각하는 히로시마의 모임’의 대표인 하나오카 가쯔에(花康一江ㆍ56)씨와 사무국장인 후쿠도메 노리야키(福留範昭ㆍ51)씨.
13일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방문하자 이들은 “이대로 있는 것은 우리의 양심에 큰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그날로 급히 한국에 입국, 정신대 할머니를 찾아뵙고 각종 집회에 참가해 일본 정부의 각성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일본 정부가 왜곡교과서를 채택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태평양전쟁 피해자들을 능멸하는 행동”이라며 “일본인을 대신해 ‘뼈 깊은 사과’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또박또박 한국어로 말했다.
후쿠도메씨는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은 일본 시민이 정부의 우경화에 무관심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때문에 “일본 시민단체와 한국의 시민 단체가 연대해 일본인의 멈춰버린 양심을 살아숨쉬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전후 책임을 생각하는 히로시마의 모임’은 일본 정부의 각성을 위해 초등학교 교사들과 ‘부락해방동맹’회원들이 93년 결성한 것으로 하나오카씨는 일본내 ‘하층계급’인 부락(部落) 해방운동에 평생을 헌신한 사회운동가이다.
이들은 이미 히로시마의 자매 도시인대구의 시민단체들과 손잡고 태평양전쟁 피해자 및 정신대 할머니의 보상과 권리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최근에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운동을 한국과 일본 동시에 벌이고 있다.
“역사 왜곡에 반대하는 일본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함께 노력해 한발씩 한발씩 서로 다가서면 서로간의 어긋난 역사인식을 맞추어 갈 수 있을 겁니다.
글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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