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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출연거부·결국은 한솥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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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출연거부·결국은 한솥밥?

입력
200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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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연예인 방송 출연거부가 어이없이 끝났다. 연제협측은 14일 기자회견에서“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며 건설적인 협의를 통해 연예산업 발전에 노력할 것을 대명제로 합의하였다”며 출연거부를 즉각 철회하겠다고 밝혔다.불과나흘 전에 연제협은 “비상대책위원회 만장 일치로 라디오를 비롯한MBC 전 매체에 출연거부를 확대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면 출연거부’와 ‘즉각 철회’사이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연제협 측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TV속의 TV’를 통한 연제협 입장의 충분한반영’을 합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는 그간 연제협이 거부했던방안 중 하나였다.

또 무엇이 ‘불합리한 관행’이며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MBC측도 “타협을 위해 내놓은 특별한 조건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갑작스런 번복의 배경에 대해 구구한 억측과 온갖 ‘설’만이 난무하고있다.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보도제작국 ‘시사매거진 2580의’의 ‘연예인 대 매니저한일비교’보도였지만 이처럼 장기간의 보이코트로 이어졌던 것은 한솥밥 식구라 할 수 있는 예능국에 쌓인 불만 때문이었다.

시청률을 위해 스타시스템을동원하는 예능국과 이를 이용하는 제작자 사이에는 순위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라든지 턱없이 낮은 출연료, 소모적인 오락프로그램 출연 등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관행이 존재했다.

하지만 양측은 사과방송 방법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을 뿐 이러한 문제들을 모호한 단어들로 묻어 두었다.

44일간의 출연거부는 부쩍 커진 제작자의 파워를 과시하는 기회는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소모적인 힘겨루기 외에 생산적인 논의는 거의 없었다.

여전히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그리고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라는 공허한 외침만을남긴 채 사태는 허무하게 종결되었다.

양은경기자 ke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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