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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진념 경제팀 1년의 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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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진념 경제팀 1년의 공과

입력
200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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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념(陳 稔) 경제팀이1년을 맞았다. DJ정부의 전임 경제팀이 비교적 단명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을 넘었으니 장수한다는 덕담이 오갈 만 하지만 어두운 경제현실 때문에생일을 맞는 경제팀의 심정은 착잡하리라 생각된다. 설상가상으로 경제팀에 대한 개각설마저 흘러나오는 판이다.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경제팀의 1년 성적표는 빨간색 투성이다. 올해초5~6 %로 내다봤던 성장률은 계속 추락해 4%대 달성도 어려워 보이고 우리 경제의 명운이달린 수출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중이다.

무엇보다 1년 전보다 100포인트 이상 빠진 주가가 상징적이다. 한때 일부 내수와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BSI)가 오름세를 보여 경기호전에 대한 실낱 같은 기대를 갖게 했지만 최근 모두 감소세로 돌아서 버렸다. 올해 내 경기회복의기대는 물 건너 가버린 지 오래다.

이 부실한 성적표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진 부총리 자신은 이 달초한 조찬모임에서 ‘50대 50’이라는표현을 썼다.

절반은 우리 내부요인에 의한 잘못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대외여건, 즉 미국경제가 너무 예상 밖으로 악화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5%대 성장을 구가하며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했던 미국경제의 성장률이 올들어 0.7%(2ㆍ4분기) 까지 급강하 하고그 여파가 세계 각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으니 대외요인이 우리 경제에 가져온 주름살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대외여건 변화에 현 경제팀이 얼마나 기민하고 적절하게 대응했는가는다른 문제다. 진 념 경제팀의 최대 실책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지나치게 경제상황을 낙관하고 너무 신중했던 나머지, 적기(適期) 대응에 실패했다는 말이다. 대내외여건악화의 조짐은 이미 올해 초부터 확연해졌지만 정부는 내수의 부분적인 호전과 경기기대 심리호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면서 낙관적 정책기조를 바꾸지않아 조기대응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경제흐름을 내다보며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 또는 냉각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도 문제가 드러나야손을 쓰는 사례가 많았다. 경제를 끌고 가기보다는 끌려가는 우를 자주 범했다. 때늦은 경기부양책이 대표적이다.

단호한 구조조정으로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데 실패한 것도경제팀의 또 다른 중과실이다.

14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기업과 금융부실은 아직도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우리 기업의 40% 이상이 영업이익으로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실기업 처리는 곧바로 경제 살리기의 지름길이나 다름없다.

진부총리가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부실기업 처리에 직접 나서겠다”고 말한 것은 구조조정이 그만큼 지지부진 했음을 시인하는 셈이다. 물론 현대그룹 처리등에 주목할만한 성과도 있었지만 대세는 아니었다.

1년전 진부총리가 경제수장으로 임명됐을 때 언론들은 진부총리의 남다른 경륜과친화력, 장악력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구조조정을 과감히 밀어붙이는 과단성과 개혁성에는 물음표를 찍었다. 그 평가가 새삼스럽다.

경제팀이 뒤늦게 나마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경제는 나아질 조짐이 없다.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를 두 차례나 내렸는데도 시중에 돈은 돌지 않고소비나 설비투자 모두 살아날 기미가 없다.

심지어 저금리 속에 유동성이 오히려 감소하는 유동성 함정이나 경기침체 속에 고물가가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대해 우려가 강력히 대두되기도 한다.

정부정책과거꾸로 가는 시장반응을 보면서 우리는 정부가 경제를 움직이던 과거 개발시대의 잣대와 해법이, 시장이 경제를 움직이는 오늘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진부총리를 비롯,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경제팀이 가장 고민하고 경계해야 할 점도 바로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배정근 경제부장 jkp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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