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기금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직면, 현행 예금보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한국개발연구원(KDI) 전홍택 부원장은 15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하는 계간지 ‘예금보험공사 금융연구’에 기고한 ‘예금보험제도의 발전을 위한 주요 과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 부원장은 "금융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투입된 예금보험기금의 예상 손실로 인해 이 기금의 자생력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그동안 발생했거나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누가 얼마나 분담할 것인지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보는 1998년 4월 금융권의 보험기금들을 통합하면서 8,000억원의 예금보험기금을 확보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이 잇따라 쓰러지자 최근까지 총 70조원 규모의 예금보험기금 채권(예보채)을 발행해 예금을 대지급하고 부실금융기관에 출자해 왔다.예금보험기금이 장부상으로 70조원 규모 마이너스인 셈이다.
그러나 예보가 매년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예금보험료는 연간8,000억~9,000억원 선에 불과해 앞으로 예보채의 원리금 지급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될 전망이다.전 부원장은 "예금보험채권의 손실 30조원,기금채권 이자의 정부 부담,현재의 평균보험료율 0.156%유지 등을 가정했을때 예보가 금융기관에서 받는 보험료 수입만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데 17.4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 부원장은 예금보험기금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기금 조성 목표 인상,금융기관별 차등보험료 제도 도입,금융기관 건전성 감독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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