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예상 밖의 저성장과 달러화 급락가능성으로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올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잠정 발표됐던 0.7% 성장에서 더 떨어져 제로 수준에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강세를 유지하는 달러화도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에 따라 급격히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14일 상무부가 지난달 잠정 발표했던 2ㆍ4분기 GDP 성장률이 이 달 말 재조정돼 거의 제로 수준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미국 경제는 침체를 향한 첫발을 내디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도이체 방크와 리먼 브라더스 등의 전문가들을 인용, 기업 재고 감소와 계속된 무역수지 적자로 GDP 성장률이잠정치에서 0.5% 포인트 이상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29일 발표될 2ㆍ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는잠정치에서 누락된 6월 기업재고동향과 무역수지 결과를 추가해 산정한다.
실제로 2% 정도로 잠정 산출했던 1ㆍ4분기 성장률은 확정치에서 0.7%포인트 더 떨어진 1.3%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이처럼 성장률이 하향 수정될 경우 표면적으로 미 경제는 침체기에 접어든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4일 미국 경제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가 달러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장기적으로 매달 300억달러 안팎에달하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지탱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며 미국의 생산성이 부진할 경우 달러 가치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달러화는 엔화에 대한 약세를 유로화에 대한 강세로상쇄했지만 올 들어 달러화는 엔화에 비해 11%, 유로화 대비 4.25% 절상돼 수출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고 있다.
달러화가 급락할 경우 경제난으로시달리는 유럽,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MF는 또 현재 미국의 감세 정책은 목표치인1조3,500억달러 수준의 2배 수준에 이르는 최소 2조5,000억달러의 재정 감소를 불러올 수 있다며 재정 악화를 피하기 위해 수년 안에 이같은 감세 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조지 W 부시 정부는 세금을 줄이면서 정부 지출은 늘리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 적자가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에 건전 재정을 위해 ▦세금 인상 ▦정부 지출 감소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IMF는 최근 미국의보호무역 강화 움직임과 관련, 달러 강세와 경기 둔화에 따라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 정부가 국내 철강업체 등의 압력에굴복하지 말고 자유무역을 더 확대하도록 요청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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