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부산등 전국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물결을 이뤘다.전국연합 등 노동 및 재야단체가 주축이된 ‘통일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2가에서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는 마치 히틀러묘를 참배하는 것과 같다”는 비난성명을 발표한 뒤 일본 대사관 인근까지 가두행진했다.
일제강제연행 한국생존자협회는 서울탑골공원에서 광복 56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는 반인륜적 작태라고 강력 비난했으며, 서울 동대문구 녹색 어머니회 등 12개 단체회원 500여명도 청량리역 광장에서 규탄집회를 가졌다.
독도찾기 운동본부(위원장 김봉우)도 한일어업협정과 관련, 독도찾기 캠페인을 서울 인사동 한빛은행 앞에서 가졌다. 이밖에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가 일본상품 불매운동 캠페인을 전개하고, 기독교 총연합회가여의도공원에서 조선인 유골 귀환을 위한 특별 사진전을 개최하는 등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반일 행사가 열렸다.
부산에서도 대대적인 규탄시위가 벌어졌다. 부산지역의 ‘일본역사교과서 왜곡저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부산역광장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사참배 규탄 범시민 궐기대회를 갖고, 일장기와 일본상품,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화형식을 가진뒤 인근 일본 총영사관까지 행진했다.
또 미쓰비시 중공업 한국인 강제징용자 재판지원회와 민중연대 등 부산지역 30여 사회 단체들도 초량동에서 집회를갖고 일본 정부의 올바른 과거사 청산과 공식적인 사과 및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를 규탄하는 성명도 이어졌다.
재향군인회(회장李相薰)는 이날 “수백만명의 인명을 살육한 전범들의 위패 앞에 머리를 조아린 고이즈미 총리의 반역사적, 반인륜적 망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고이즈미 총리가 돌출행동을 중단하고 사죄하지 않을 경우 향군의 전 조직을 동원, 대대적인 배일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서는 이어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온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는 시점에서 극우파 세력의 광적인인기에 사로잡혀 무모한 짓을 자행한 고이즈미 총리의 전범 참배는 한ㆍ일 우호관계는 물론 전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하는 도전적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나라바로세우기국민협의회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정부의 강력한 외교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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