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과의 미사일 방어(MD)체제 구축과 탄도탄 요격미사일(ABM) 협정 대체 협상에서 상당한 대가를 얻어내려는 속셈을 더욱 드러내고 있다.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13일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부 장관과의 모스크바 양국 국방장관 회담 후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 분야에서 미국과 보다 건설적인 협력관계의 틀을구축해야 할 필요성에 동의한다”면서 ‘통제 가능한 억제력’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의 발언은 러시아측이 미국의 새로운 안보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미국의 MD 체제 구축과 ABM 협정 대체 방안 등을 놓고 반대급부를 챙기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바노프 장관은 과거의 안보시스템은방패 없이 칼(공격)로만 구성됐지만 미국측의 발의에 따라 방패개념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전략적 안정과 관련된 기존의 모든 윤곽을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핵 대치 국면이 완화되고 핵탄두와 로켓의 수가 축소된 현재의 여건에서는 핵무기에 대한 통제 및 투명성을 위한 메커니즘이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공격용 무기감축 규모 등에 대한 양국의 신뢰를 강조했다.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는이미 양국의 핵탄두를 1,500기로 줄이자고 제안한 상태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구 확대 등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 MD를 둘러싼 미국과의 줄다리기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도 MD 체제 강행 입장을 고수하고있지만 ABM 단독 탈퇴에 따른 국제 사회의 비난 등을 의식, 러시아와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다.
미국은 당근으로 러시아S-300 지대공미사일 수입, 노후한 러시아 항공레이더 재건 지원, 공동 미사일 방어훈련실시, 조기경보 데이터 보유 등 군사 분야는 물론 정치ㆍ경제적협력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국의 MD 관련 협상은 미국이 얼마만큼의 대가를 치르느냐에 달려 있다
/모스크바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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