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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 일] 민족적 수치 총독부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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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평생 잊지못할 일] 민족적 수치 총독부건물…

입력
2001.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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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 정기를 없애려고 시도한 일제의 가장 큰 범죄는 경복궁을 훼손시키면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운 것이다.일제가 우리 민족을 영구히 지배하겠다는 위압적인 상징물인 이 건물을 철거하고 경복궁을 복원하는 일은, 아직도 수도서울의 심장부에서 펄럭이는 ‘일장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올리는 민족사업과 같은 일이었다.

이 건물의 철거는 역대정권에서 여러 차례 검토됐으나 일부 친일 반민족세력의 반론과 경제적 기술적 문제로 좌절됐다.

1982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이 건물을 보수하고 국립중앙박물관을 여기에 볼모로 넣어버렸다.

한국을 찾은 일본인들이 박물관을 구경하고 그 앞에서 일본말로 여기가 조선총독부 건물이었다고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을 연출하게 한 것은 민족적 수치였다.

1993년 초 문화체육부가 김영삼 대통령께 한 업무추진 보고석상에서 경복궁 복원을 전제로 한 이 건물의 철거가 심도 있고 실현성 있게 논의됐다.

하지만 당시 국립박물관 이전논의가 김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백지화하자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던 한국민족운동사연구회 등 9개 역사학회 회장들이 총독부건물은 빨리 철거해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광복회 등 11개 단체가 ‘구 조선총독부 건물철거촉진위원회’ 대회를 개최하기 직전에 김대통령이 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새 국립박물관을 세우는 일을 국책사업으로 확정했다.

우리들은 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하면서 ‘구 조선 총독부 건물철거촉진위원회’의설립을 중단하지 않고 원래의 투쟁위원회 성격을 수정, 실천을 촉구하고 자문하고 감시하는 민간기구로 출발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그 해 11월 5일 정부는 총독부 건물을 96년 말까지 완전 철거하기로 확정 발표하고 그 동안 논란이 됐던 문제점을 여론수렴 등을 통해 매듭지었다.

옛 조선총독부건물 철거, 국립중앙박물관 신축, 경복궁복원의 본격적 시작은 애국적 국민들과 김영삼 정부가 성취한 업적으로 민족사에 영구히 기록될 것이다.

95년 광복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8월15일, 옛 조선총독부건물 중앙 돔 첨탑 제거는 이 건물 철거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에 대한 기억이 이 건물철거촉진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열과 성을 다한 본인의 삶에 오랫동안 잊지 못할 뚜렷한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조항래 평택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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