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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SBS ‘여인천하’- 여인들 암투만…역사의식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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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SBS ‘여인천하’- 여인들 암투만…역사의식 실종?

입력
2001.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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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시청률 1위에 오른 SBS ‘여인천하’. 첩의 출생으로 조선 중종 때의 기생에서 정경부인까지 오른 정난정의 일대기를 역동적인 화면과템포로 전개하면서 인기 천하를 이뤘다. 하지만 시청률 1위에 걸맞는 사극의 완성도와 건강한 역사의식을 담았느냐에는 의구심이 든다.‘여인천하’는 여러 측면에서기여한 바가 크다. 방송사는 오랫동안 궁궐 여성들의 암투와 갈등을 소재로 해 역사의식의 부재를 드러낸 왜곡된 사극을 지양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여인천하’는 그런 풍토에 찬물을 끼얹고, 여성들의 안방 암투를전면에 내세운 과거 사극으로의 회귀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여인천하’는 초반 교태전을중심으로 문정왕후(전인화)와 경빈 박씨(도지원), 희빈 홍씨(김민희) 창빈 안씨(최정원)등 세후궁과의 갈등의 폭을조절하면서 전개해왔다.

이 과정에서 오로지 권력을 잡기위한 권모와 술수가 난무한다. 중반에 접어들면서 문정왕후 쪽에 가담한 정난정(강수연)과 경빈박씨와의 갈등까지 첨가됐다.

최근에는 새로운 갈등이 또 하나 추가됐다. 윤원형(이덕화)과 결혼한 정난정이 본부인(이혜숙)과 안방차지를 위해 벌이는처첩 갈등이다.

‘여인천하’ 는 폭력성과 선정성도 거리낌없이 내보낸다. 문정왕후가 후궁과 상궁들에 가하는 육체적, 언어적 폭력의 남발은 폭력을 넘어 가학적이다.

극 초반 강수연의 목욕장면으로 재미를 보더니, 지난주에는 정난정과 윤원형의 초야 장면에서 유감없이 선정성을 드러냈다.

정난정이 속살을 드러내며속이 비치는 속치마로 윤원형의 얼굴을 가리고, 잠자리에 드는 장면에서는 ‘여인천하’ 가 아니라 ‘에로 천하’였다.

근접촬영은 연기자의 미세한 표정까지 포착하는 효과는 있지만, 시청자들을 주관적이고감정적으로 흐르게 만든다.

표독스런 여인들의 감정을 포착하기 위해, 강수연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클로즈업 천하’ 는 극의 자연스런 흐름을 방해하고, 영상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시청률 1위에 걸맞는 내용과 완성도를 갖춘 ‘여인천하’는아니다.

배국남 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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