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초입에서 대전(大戰.태평양전쟁)을 회고할 때 나는 숙연한 마음가짐이 우러나오는 것을 금할 길이 없다.대전에서 일본은, 우리 국민을 포함해서 세계의 많은 사람에 대해 많은 참화를 안겨주었다. 결국 아시아 근린제국에 대해 과거의 한 순간에 잘못된 국책(國策)에 바탕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일으켜 계량할 없는 참해(慘害)와 고통을 주었다.
그것은 지금도 타국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치유되기 어려운 상흔으로 남아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런 우리 나라의 상흔의 역사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전쟁희생자 여러분 모두에 대해 깊은 반성과 함께 애도의 뜻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두 번 다시 우리 나라가 전쟁의 길로 치달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곤란한 시대에 조국의 미래를 믿고 전진(戰陣)에 흩어져 있던 여러 영령들 앞에, 오늘 일본의 평화와 번영이 그같은 존귀한 희생 위에서 세워졌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며, 매년 평화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해 왔다.
나는 이같은 나의 신념을 십분 설명하면 우리 국민과 근린제국의 여러분에게도 반드시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총리 취임 후에도 8월15일 야스쿠니 참배를 하겠다는 취지를 표명해 왔다.
그러나 종전기념일이 다가올수록 내외에서 나의 신사참배에 대한 찬반론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참배자체의 중지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상황 아래서 종전기념일에 행해질 나의 야스쿠니 참배가 나의 의도와 다른것이 되어 버려서 국내외 여러분에게 전쟁을 배제한 평화를 중시하는 우리 나라의기본적인 생각에 염려을 안겨주는 결과가 된다면 그것은 결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런 국내외 상황을 진지하게 수용해 이번에 나 자신의 결단으로 오늘 참배를 행하기로 한 것이다.
총리로서 일단 행한 발언을 철회하는 것은 참괴(慘愧)한 일이다. 그러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나의 지론은 지론으로 하고, 지금의 나는 광범위한 국익을 포함해일신을 던지는 내각총리대신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해 모든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안되는 입장에 있다.
나는 상황이 허락하면 가능한 빠른 기회에 중국과 한국의 요로의 인물들과 무릎을 맞대고 아시아, 태평양의 미래와 평화, 발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동시에 앞서 언급한 대로 나의 신념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또 앞으로 문제와 관련해서는 야스쿠니 신사와 `치도리(千島)가부치(淵)' 전몰자 묘지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존중해 내외의 여러분이 주저없이 추도의 뜻을 드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문제를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