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분식회계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우중(金宇中) 전 회장의 비자금이 개인용도로 사용되는 등 사용처 일부가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13일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재판기록과 검찰에 따르면 이동원 전 ㈜대우 런던법인장은 법정에서 “파리지사쪽에서 김 회장의 프랑스 니스지방 포도농장 구입비 등으로 500만 달러(65억여원)를 요청했고, 해외 비밀계좌인 BFC를 통해 이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김 회장 개인의 카드 사용대금과 자녀의 유학자금, 미국의 아파트 관리비 및 세금 등도 BFC 계좌에서나갔으며, 해외법인의 모 임원이 도박으로 탕진한 공금 수십만 달러를 김 회장의 지시로 메워주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상훈 전 ㈜대우 전무도 “BFC 계좌에서 김 회장의 아들이 유학했던 미국의 모 대학에 1997년과98년 두 차례로 나뉘어 기부금 명목으로 250만달러(32억여원)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강병호 전 ㈜대우자동차 사장은 “해외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김 회장으로부터 40만달러의 전별금을 받지 않았느냐”는 검찰 질문에 “10만달러만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사실은 대우 임원을 상대로 한 검찰의 법정신문 및 이들의 답변 과정에서 나왔으며, 지난달24일 있은 대우 임원에 대한 선고공판 이후 처음 드러났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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